아르헨티나전서 ‘맞불 작전’으로 이겨 찬사…벨기에·미국서 관심 보이지만 사우디가 이미 장기 계약
사우디는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잡았지만 최종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1승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열세가 예상되던 아르헨티나전에서 르나르 감독은 과감하게 맞불을 놓는 작전을 펼쳤다. 수비라인을 끌어올렸고 정교한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아르헨티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아르헨티나는 이 경기에서 10개의 오프사이드를 범했다. 비록 전반전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망)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전 연속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결과는 물론 내용까지 잡은 경기로 호평이 이어졌다. 이후 아르헨티나가 대회 결승까지 내달리자 사우디의 승리는 지속적으로 언급된다. 아르헨티나를 이긴 사우디는 그러나 폴란드, 멕시코에 연패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우디 탈락과 별개로 르나르 감독의 주가는 올라가고 있다. 특출나지 않은 선수생활을 보낸 그는 대부분 지도자 커리어 초기를 잉글랜드 하부리그, 베트남, 프랑스 하부리그 등 '변방'에서 보냈다. 이후 아프리카에서 경력을 이어갔다. 잠비아와 코트디부아르를 이끌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따금 프랑스(소쇼, 릴)에서 기회를 잡기도 했으나 성과를 내진 못했고 모로코, 사우디 등 아프리카와 아시아 무대를 오갔다.
사우디와 함께 월드컵 최대 이변 중 하나를 만들어낸 르나르 감독은 벤투 감독 선임 당시 한국 대표팀과도 접촉한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주가를 올렸기에 앞으로 한국과 인연을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된 벨기에 대표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감독 교체를 고민하는 미국도 르나르 감독을 후보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르나르 감독이 사우디와 인연을 마무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우디는 아시아지역 예선을 여유 있게 통과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에 사우디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르나르 감독과 2027년 여름까지 계약을 연장한 바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