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이 열혈팬…팬데믹 이후 부담 없는 ‘가족 스포츠’로 인기
처음 피클볼의 인기를 견인했던 건 미국의 셀럽들이었다. 톰 브래디,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 등 스포츠 스타들이 투자를 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가령 농구 슈퍼스타인 제임스는 프로 피클볼 팀에 초기 투자한 셀럽 가운데 한 명이다. 그의 뒤를 이어 NBA(미국프로농구) 동료인 케빈 러브와 드레이먼드 그린도 투자에 동참했다.
테니스 선수들 사이에서도 피클볼 팬들은 많다. 닉 키르기오스와 나오미 오사카는 ‘마이애미 피클볼 클럽’의 공동 소유자가 됨으로써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운동선수들뿐만이 아니다. 제이미 폭스, 조지 클루니 부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오언 윌슨, 크리스찬 베일, 더스틴 호프먼, 브리트니 스피어스, 카다시안 자매들도 피클볼의 열혈팬이다.
그런가 하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오래 전부터 피클볼을 즐겼던 1세대다. 소셜미디어(SNS)에 피클볼 경기 규칙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한 게이츠는 “50년 전부터 나는 이 재미있는 이름의 덜 알려진 스포츠를 시작했다. 이제는 대세가 됐다”며 흐뭇해했다.
게이츠가 언급했듯 사실 피클볼은 아주 새로운 스포츠는 아니다. 1965년 워싱턴주의 베인브리지 섬에서 휴가를 보내던 세 남매의 아버지가 가족들을 위한 오락거리로 고안해낸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배드민턴 높이의 네트, 탁구채, 구멍 뚫린 공을 사용해서 경기를 했다.
그렇다면 근래 들어 피클볼이 갑자기 인기를 얻기 시작한 이유는 뭘까. ‘USA 피클볼’ 멜리사 장의 말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유행하면서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오락을 찾게 되면서”다.
피클볼이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은 누구나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문턱이 낮다는 데 있다.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으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장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스포츠다. 나이 든 조부모들도 어린 손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고 추천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딱히 유리한 신체조건도 없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점차 기반을 넓혀가고 있는 미국의 피클볼 인구는 2022년 기준 3650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다만 테니스 코트나 어린이 놀이터를 경기장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한 지역 주민 간 갈등은 있다. 따라서 앞으로 전폭적인 투자와 유명 스타들의 홍보로 전용 코트를 확보하는 등 보완책도 마련될 예정이다. 심지어 언젠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내비치는 사람들도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