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자동차로 1977년 기네스북 등재…지난해 제작자 사망하자 경매로 나와
‘비스트’의 역사는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엔지니어인 폴 제임슨이 도로 위를 달리는 합법적인 자동차에 탱크 엔진을 장착하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제작하게 됐다. 제임슨은 이를 위해 맞춤형 롤링 섀시를 만들고 롤스로이스 미티어 탱크 엔진을 장착했으며, 이어 변속기 전문가인 존 도드에게 자동 변속기 제작을 의뢰했다.
제임슨의 엉뚱한 아이디어에 흥미를 느껴 기꺼이 제안을 수락한 도드는 얼마 후 제임슨이 프로젝트를 잠시 중단하자 직접 차를 매입해 끝장을 보기로 했다. 거대한 엔진을 장착할 수 있도록 후드가 달린 맞춤형 섬유 유리 차체를 주문해 제작했고 맞춤형 변속기를 설치했다. 그렇게 1972년 완성된 ‘비스트’는 영국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자동차 가운데 하나가 됐다.
‘비스트’는 독특한 외관과 기술적인 사양 덕분에 지금까지 유럽 전역의 TV 프로그램에 소개되거나 다양한 행사에 초청받는 등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한 차례 시련도 있었다. 1974년 스웨덴 자동차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운반되던 중 화재가 발생한 것. 피해가 워낙 컸기 때문에 도드는 사실상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제작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롤스로이스 멀린 V12 비행기 엔진을 장착하기로 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이 두 번째 버전은 1977년 기네스북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동차로 선정됐다.
지난해 말 도드가 세상을 떠나자 가족들은 ‘비스트’를 경매에 내놓기로 결정했다. 1만 6093km가 조금 넘는 주행거리에 완벽하게 작동되고 있는 ‘비스트’의 경매 낙찰가는 7만 2500파운드(약 1억 2000만 원)였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