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규완 수석코치 “급여 받지 못해 아내 적금 깨며 생활비 충당…다들 겪는 상황이라 힘들다고 말도 못해”
고양 데이원의 손규완 수석코치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손 코치는 16일 KBL이 데이원스포츠의 퇴출을 결정한 날 혼자 사무실에 나와 자신의 짐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구단으로부터 마지막 월급을 받은 게 지난 1월 10일이었다고 한다. 즉 12월 월급을 받고 나선 더 이상 통장에 입금이 되지 않은 것이다. 손 코치는 아내가 적금을 깨면서 생활비를 보태는 현실이 안타까우면서도 자신보다 선수들을 더 걱정했다.
“결혼한 선수가 대출받아 이사를 해야 하는데 소득 증빙자료가 없어 대출을 못 받고 있다. 사무국 직원들은 6~7개월, 코칭스태프들은 5개월, 선수들은 4개월 치의 월급이 밀렸다.”
국내 선수들뿐만 아니라 외국인선수들도 2개월 급여를 받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는 후문이다.
손창환 코치는 군대가는 선수들을 밥이라도 먹여 보내려고 시즌 종료 후 공사장에서 임시 일용직을 경험하기도 했다. 손 코치는 전화 통화에서 “인삼공사에 있을 때는 군대 가는 선수들을 따로 불러내 밥이라도 먹여서 보냈다. 데이원에선 첫해이고, 선수들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시즌 마치고 잠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설명했다.
손 코치는 7개월 정도 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더욱이 그는 회사 운영비를 맡고 있어 원정 경기 때 선수들 식사비를 먼저 자신의 카드로 결제했는데 월급은 물론 사용했던 카드비 정산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손 코치는 허재 대표이사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허재 대표도 개인 돈 써 가며 선수들 회식시켜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허재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게 정말 가슴이 아프다.”
손 코치는 김승기 감독, 손규완 코치와 안양 KGC 인삼공사에서부터 동고동락해왔다. 앞으로도 그 동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승기 감독을 비롯해 두 명의 코치들은 데이원 선수들 18명과 스태프들이 헤어지지 않고 창단 기업팀에 인계돼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랄 뿐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