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타자기 오케스트라 “우린 퍼포먼스 코미디 풍자 결합한 집단”
최근 이 밴드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이유는 ‘레프트 블랭크(Left Blank)’라는 제목의 곡을 연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때문이었다. 밴드는 이 영상을 NPR의 ‘타이니 데스크 콘테스트’에 출품했고, 비록 콘테스트에서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실험적인 사운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실제 영상을 보면 놀랍다. 들리는 소리라곤 타자기의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와 간헐적으로 울리는 벨소리가 전부다. 하지만 상당히 리듬감 있고 박력 넘치며 중독성마저 있다.
이들이 타자기를 악기처럼 사용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가령 타자기의 내부 메커니즘은 베이스로서의 역할을 겸하며, 탁탁 두드리는 강력한 타자음은 타악기 역할을 한다. 때로는 더 강한 드럼 소리를 위해 타자기를 테이블 위에 쿵쿵 내리치기도 한다. 이 밖에 타자음 외에도 중간중간 벨소리를 울리기도 한다. 이 모든 소리들이 어우러지면서 근사한 연주가 이뤄진다.
실험적인 이들의 연주에는 간혹 육성도 곁들여진다. 특정 시점에서 단원들이 다함께 “잠깐! 아니, 이건 말이 안 돼. 이 페이지는 일부러 비워두었어!”라고 외치는 식이다. 이는 전세계의 사무직 노동자들을 향한 외침이다. 퇴근 후 피로를 풀기 위해 메탈과 펑크 클럽으로 향하는 사무직 노동자들을 묘사한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사무직 노동과 메탈 음악, 이 두 가지를 뛰어난 방식으로 결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셈이다. 출처 ‘래핑스퀴드’.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