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되면 너무 눈부셔” 주민 항의 잇따라…건축 법규 위반 드러나 설치 3일 만에 철거
이는 인근 주민들의 빗발친 항의에 따른 조치였다. 주변에 거주하는 아파트 주민들은 연일 안전 문제를 제기하면서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에 건축 법규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조사에 착수한 시 당국은 이 구조물이 적절한 승인 절차를 받고 설치됐는지, 즉 무허가인지 여부와 함께 안전 문제 등 위법 사항이 있는지 검토했다. 그 결과, 도시의 건축 법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결국 철거 명령이 떨어졌다.
실제 ‘X’의 건물이 위치한 마켓 스트리트의 건물 임대법에 따르면, 현재 ‘@twitter’라고 적힌 돌출간판을 제외하고는 옥상 및 외부 간판을 설치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이와 관련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원래의 간판을 바꾸려면 임대인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이에 ‘X’ 측은 조사관에게 이 구조물이 “행사를 위해 임시로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옥상 구조물이 인근 주민들을 짜증나게 한 이유는 또 있었다. 어두운 밤이 되면 눈이 부시도록 밝은 조명이 눈에 거슬렸기 때문이다. 실제 크기도 큰 데다 얼마나 밝은지 멀리서도 눈이 부실 정도였다. 건물 근처에 사는 한 주민은 “침실 바로 맞은편에 이 빌어먹을 X 표지판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며 분개했다.
‘X’ 사옥 맞은편에 위치한 플라자 건물 27층에 52년 동안 살고 있는 제리 로이어(78)는 지난 주말 ‘샌프란시스코스탠더드’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끔찍하다. 눈이 멀 정도로 눈부시지 않은가”라고 비난했는가 하면, 지역 언론인인 크리스토퍼 비엘은 “이게 지금 내 일상이다”라며 동영상을 게시했다.
시민들의 이런 불만에도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은 주민들과 ‘X’ 사이에 평화로운 타협점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행정집행관인 맷 도시는 일자리 문제를 예로 들었다. 그는 “X와 같은 대규모 기업이 제공하는 일자리를 반기는 사람들도 분명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몇 년간 급증한 마약 중독자들과 노숙자들로 인해 생활환경이 나빠지면서 소매점들이 문을 닫고 철수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브룩스 브라더스, 레이 밴, 룰루레몬 등을 포함한 95개 이상의 소매점들이 다른 쾌적한 도시로 매장을 이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윌리엄스 소노마, AT&T, 노드스트롬, 바나나 리퍼블릭 등도 조만간 샌프란시스코 매장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한편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에도 샌프란시스코를 떠나지 않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머스크는 본사를 도시 외곽으로 옮길 경우 ‘풍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X는 계속해서 샌프란시스코에 머물 것”이라고 공언했다. 머스크는 또한 “칩이 떨어졌을 때만 진짜 친구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거나 “샌프란시스코,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여, 비록 다른 이들은 너를 포기한다고 해도 우리는 항상 너의 친구로 남을 것”이라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