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지속 불투명, 부채비율 높아 기초체력 부실…유동성 확보 어려워진 가운데 원가 경쟁력 시험대
#호실적 행진 속에도 생존 경쟁 우려 왜 나오나
올해 들어 LCC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1분기 매출 4223억 원, 영업이익 70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423%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01% 증가한 3587억 원, 영업이익 825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진에어도 매출 3525억 원, 영업이익 84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22%,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1분기 순손익을 냈다.
비성수기인 2분기에도 LCC들은 선방한 것으로 집계됐다. 티웨이항공의 2분기 매출은 2861억 원, 영업이익은 196억 원이었다. 회사가 2분기에 흑자를 낸 것은 2003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제주항공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2분기 대비 216.7% 증가한 3996억 원을,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240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진에어도 매출 2762억 원, 영업이익 321억 원으로 2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역시 흑자가 예상된다.
늘어나는 여행 수요에 맞춰 LCC들은 바삐 움직이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올해만 각각 3회, 2회에 걸쳐 객실승무원 채용 공고를 냈다. 에어서울도 올해 상반기 신입 객실승무원을 채용했다. 이스타항공도 재고용과 신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보유 항공기도 늘어나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하반기에 항공기 2대를 추가로 들이기로 했다. 올해 항공기 3대를 도입한 이스타항공도 하반기에 항공기 2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티웨이항공도 하반기에 항공기 2대를 들일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생존 경쟁은 이제부터라는 이야기가 동시에 나온다.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의 여행 수요는 코로나19가 끝나고 보복 소비 차원의 수요라는 분석이 많다. 보복 소비로 인한 호황은 길게 잡아야 1년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직 중국 노선도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1분기 기준 LCC들의 결손금을 살펴보면 제주항공이 4315억 원, 에어부산이 3493억 원, 진에어가 2356억 원, 티웨이항공이 3468억 원이다. 결손금은 기업의 활동 결과 순자산이 감소하는 경우 감소분을 누적해 기록한 금액을 말한다. 결손금은 재무구조를 악화하는 요인이다. 결손금이 누적되면 자본총계가 감소한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대다수 LCC들의 올해 순이익은 1000억~2000억 원대다. 몇 년간 꾸준히 순이익을 내야 결손금을 털어내고 이익잉여금을 적립할 수 있다.
실제 LCC들의 부채비율은 높은 상태다. 2분기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882%다.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LCC들도 부채비율이 높다. 1분기 에어부산 부채비율은 763%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405%고, 진에어 부채비율은 387%다. 에어서울은 1분기 기준 자본이 마이너스(-) 2051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코로나19의 그늘, 녹록지 않아진 환경
문제는 생존 경쟁에 돌입할 시 더 이상 LCC들이 증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점이다. 앞서의 LCC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나 무상증자도 결국에는 수요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미 LCC들은 두세 번씩 증자를 했다”며 “주주 입장에서는 유증을 할 경우 주식 가치가 떨어지니 꺼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기간 LCC들이 증자를 했기 때문에 모기업을 비롯한 주주들의 배당 압력이 커진 상황이라는 시각도 있다.
주가 하락도 자본 확충에는 부담 요소다. 상장 LCC인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주가는 최근 6개월 사이 하락세다. 티웨이항공 주가는 2월 28일 3245원에서 8월 3일 2570원으로 2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1만 6080원에서 1만 2890원으로 20%, 진에어는 1만 6980원에서 1만 4800원으로 13% 떨어졌다. 2월 28일 4370원의 종가를 기록한 에어부산은 8월 3일 30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하락하면 유상증자 발행 가액이 낮아질 수 있다.
당장은 원가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생존 경쟁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CC 업계 다른 관계자는 “원가 경쟁력은 부채비율과 실적 등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단일 기종 항공기를 도입하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정비에 드는 인건비나 교육비, 엔진 구매에 드는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에는 단거리 노선을 쉬지 않고 운행하면서 부대비용을 줄여야 한다. 일부 LCC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거리 노선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비용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