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 수요 늘어 ‘일하는 장소’로도 인기…월 구독료는 50만 원 수준
2021년 11월 탄생한 ‘사누 세컨드홈(SANU 2nd Home)’은 쉽게 말해 자연 속에 또 하나의 집을 가질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월정액 5만 5000엔(약 50만 원)으로 일본 각지에 있는 ‘사누 숙박시설’을 별장처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 주식회사 사누 측은 “평소 도시에서 치열하게 생활하지만, 때로는 대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살고 싶다. 그런 ‘듀얼라이프(복수거점 생활)’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 ‘별장 구독 서비스’에 주목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련 시설은 일본의 알프스라 불리는 가루이자와, 하얀 자작나무로 둘러싸인 시라카바 호수, 후지산 조망이 한눈에 보이는 가와구치코 등 11개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용객은 주로 20~40대로, 그중 절반 정도가 ‘일하는 장소’로서 사누 세컨드홈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사누 측은 “그만큼 워케이션(원거리에서 일하면서 휴식을 취한다는 뜻의 합성어) 붐이 뜨거운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응에 힘입어 2024년 말까지 일본의 최북단인 홋카이도와 규슈 남단의 아마미제도 등에도 거점을 마련해 총 30개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별장 형태를 고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례로 ‘사누캐빈(SANU CABIN)’은 외부 경치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4m 높이의 큰 창문을 갖춘 통나무집이다. 건물은 수령 50년 이상의 수목을 가공해 친환경적으로 지었다. 대자연 속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 밖에도 반려견과 지낼 수 있는 캐빈, 사우나 시설을 갖춘 캐빈 등이 있으며 모두 주방시설 및 각종 취사도구가 구비돼 직접 조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게다가 올해는 새로운 형태의 ‘아파트먼트’가 등장해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카페&베이커리, 코워킹스페이스(공용 사무공간), 공유 자동차 서비스 등으로 이뤄진 상업 시설을 병설해 보다 편리한 듀얼라이프를 지원한다. 사누 측은 “조만간 빈집을 리노베이션한 숙박시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궁금한 것은 비용이다. 초기 비용은 필요 없으며, 앞서 언급한 월정액 요금(약 50만 원)만 내면 된다. 평일 숙박비는 무료이나 성수기 주말에는 우리 돈으로 3만~5만 원 정도의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도 별장처럼 구입비와 유지비, 관리비 등이 들지 않는다는 점, 인원수에 따른 숙박비 변동이 없다는 점에서 호텔보다는 진입장벽이 훨씬 낮다. 타비라보는 “직원의 복리후생을 위해 구독형 별장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회사도 있어 향후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