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발생 죄송, 공약 마무리 위해 재출마…한강뷰 초고층 아파트 단지 조성할 것”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2024년 총선 수도권 민심 바로미터로 평가받는다. 경찰 출신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검찰 수사관 출신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 매치업이 성사되면서 ‘검경 대결’이라는 수식어도 붙는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대리전 성격도 띤다. 김 후보는 보궐선거 책임론을 비롯한 여러 정치적 해석과 관련해 일요신문 인터뷰에서 “강서구청장 재임 시절 시작했던 지역 현안 사업들을 본인이 직접 마무리하고 싶다”는 포부로 대신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됐다.
“죽다 살아난 심정이다. 취임 6개월 만에 굵직한 성과를 냈지만 마무리를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특별사면 의미는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라’는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복직을 하게 된면 속전속결로 계획한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 강서구민들 피부에 지역 발전이 느껴지게 하는 것이 목표다.”
—5월 대법원 판결 이후 3개월 만의 쾌속사면이다.
“거취에 대한 생각보다 강서구에 대한 생각만 했다. 그러다가 특별사면이 됐다.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현직에서 진행하던 주택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공천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말이 많았다.
“강서구민과 당원이 경선에서 내 손을 들어준 건 강서구 숙원사업을 마무리 지으라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당이 ‘공익제보자’인 나를 당의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메시지도 이번 공천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는 내가 미워서 나를 탈탈 털었지만, 개인 비리로 기소된 건은 단 하나도 없다. 나에 대한 공천은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유죄의 해악보다 공공 이익이 훨씬 크다는 메시지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당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내가 유죄를 받은 사유를 자세히 말하지 않는다. 무작정 유죄라는 프레임만 반복하고 있다. 보궐선거 국면에서도 강서구의 미래와 비전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 이야기만 하고 있다. 이게 정상인가. 강서구민의 단호한 심판이 있을 거라 믿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나를 비난할 때 가장 어이가 없었다. 파렴치한 범죄혐의를 정쟁으로 끌어들여 민주화운동처럼 포장하는 기술이 놀라웠다.”
—이번 보궐선거를 두고 ‘윤석열 대 이재명’ 대리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나는 다르게 본다. 이번 보궐선거는 16년 동안 강서구를 이끌어온 민주당 구정 성과와 김태우 1년 구정 성과를 비교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 57만 강서구민에게 필요한 구청장의 자격은 민생 해결 능력이다. 솔직히 여당 소속 ‘힘 있는 구청장’이 아니면 이 조건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민생 대결로 가면 불리하니 ‘검경 대결’ ‘대리전’ 등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총선 출마 얘기도 있었다.
“내 소명은 강서구 천지개벽이다. 소명을 완수하려면 국회의원보다는 직접 도시개발을 디자인하고, 사업을 따내고, 예산을 집행하는 기초단체장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만약 3년을 더 일했다면 강서구민에게 훨씬 많은 이익을 드렸을 텐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약속한 부분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보궐선거에 꼭 나와야 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주목을 받았던 구청장 보궐선거는 없었던 것 같다.
“전국적 관심을 많이 받아봤다. 큰 부담은 없다. 최근엔 민주당 당내 갈등이 전국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묻고 싶다. 민주당 당권경쟁이 강서구 발전과 무슨 상관이 있나. 아무 관련이 없다. 전국적 관심을 받는 데 신경 쓰기보다 중앙부처-서울시-중앙당과 연결된 전국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강서구 발전에 올인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2024년 총선 수도권 민심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당인으로서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에 긍정적 영향을 주길 바란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강서구 개발 성공에 더 관심이 있다. 수도권 시민들은 이재명 구하기,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등을 보며 환멸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열심히 일해서 국민의힘이 ‘일하는 정당’ 모습을 보여주는 게 총선 수도권 민심 확보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선거 비용 책임론에 대한 지적도 있다.
“보궐선거가 발생한 것에 대해 거듭 죄송하다. 하지만 강서구청장 재임 시절 방화동 건폐장과 지하철 5호선 차량기지 이전 사업을 진행하면서 2조 원이 넘는 부지를 확보했다. 예산집행 효율화와 중복예산 폐지 등을 통해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아꼈다.”
—이번 선거 필승전략은 무엇인가.
“항상 답은 단순하다. 민생문제 해결이 필승전략이다. 민주당은 검경 대결, 이재명 구하기 등 추상적 목표나 강서구와 무관한 내용을 선거 전략으로 내세운다. 나는 강서구민 피부에 와 닿는 민생에 집중하겠다. 목마른 자에게 우물을 파줘야 한다. 검경 대결 구호가 강서구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키워드는.
“고도제한 해결이다. 빌라를 아파트로 만들어야 한다. 강서구 주택 97%가 고도제한을 적용받고 있다. 고도제한이 심각한 불편과 재산상 불이익을 줬다. 항공기술은 발달했는데, 1980년 이전 마련된 고도제한 문제가 서울 강서구뿐 아니라 전 세계 도시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긴밀히 협의해 서울에서 한강변을 가장 많이 접한 ‘한강뷰 초고층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사회 약자 복지 증진, 교육 인프라 확장, 열병합발전소 이동 등 다양한 강서 민생 현안들을 추진해야 한다.”
—강서구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직접 빌라에 살아봐야 구도심 재개발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서구민 다수가 오래된 빌라에 살고 있다. 구민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빌라에 들어왔다. 주차장도 협소하고 분리수거도 불편하다. 당장 내 몸이 불편하니 빨리 빌라를 아파트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 빈자리를 메우는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어떤 감정인지 궁금하다.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나를 주고 백을 얻는 선거를 치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강서구민이 여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가장 유명한 기초단체장 선거가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강서를 서울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게 하는 주춧돌을 놓겠다. 정부 여당 입장에서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다. 그렇기에 더 많은 선물 보따리가 강서구에 쏟아질 것이 분명하다. 내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