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월병·화장품 등 교환 미끼 개인정보 빼내 먹튀…공안국 “미확인 택배 수령시 공식경로 확인부터”
유명 남자배우 순이저우는 최근 개인 SNS에 중추절 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집으로 온 택배를 뜯어보니 그 안에는 기프트 카드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처음엔 팬으로부터 온 걸로 생각했다. 설명서엔 QR코드를 스캔해서 기프트 카드 사용법을 숙지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순이저우는 “뭔가 이상했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나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사기였다. 혹시 이유 없이 출처 없는 카드를 받는다면 그 어떤 것이든 조심해라. 코드를 절대 스캔해서는 안 된다. 속지 않도록 하라. 하늘에선 떡이 떨어지지 않는다. 새로운 사기가 또 많아졌네…”라고 썼다.
순이저우 글에 많은 이들이 댓글로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카드 사기’에 노출돼 있었던 셈이다. 순이저우의 팬이라는 한 누리꾼은 “순이저우가 올린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중추절 때 똑같은 카드를 나도 받았다”고 했다.
한 20대 여성의 사례도 관심을 끌었다. 그는 연휴 직전 친구들과 함께 파티에 참석했다. 이곳에서 추첨에 당첨됐고, 예쁘게 포장된 상자를 받았다. 안에는 대게 교환카드가 있었는데, 코드를 스캔할 경우 대게를 보내준다고 했다. 별다른 생각 없이 휴대전화로 코드를 스캔하려던 순간, 코드 번호가 수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덟 자리 모두 8이었기 때문이었다. 추후 이것이 사기라는 것을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 아무개 씨도 택배로 대게 교환카드를 받았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은품으로 보내준 것이란 내용이 있어서 의심 없이 휴대전화로 코드를 스캔했다. 한 대게 업체의 고객 센터로 연결됐고, 안내에 따라 매장을 팔로했다. 또 전용 채팅 앱을 설치했다. 이 업체는 채팅을 통한 영수증 발행을 위해 간단한 개인 정보, 그리고 보증금을 보내달라고 했다. 대게를 발송할 때 보증금은 환불해준다고 했다. 보증금을 송금하자 이 업체와의 연락은 끊겼다.
피해가 확산되자 상하이 공안국은 긴급경보를 발령했다. 공안은 많은 시민들이 ‘대게 교환카드’를 받은 후 코드를 스캔했고, 고객 서비스를 통해 매장과 채팅을 했다고 밝혔다. 공안에 따르면 보증금만 ‘먹튀’를 하는 게 아니었다. 대게를 추가로 원하는 이들에겐 돈을 받고 발송했는데, 이 역시 사기였다. 한 남성의 경우 2만 위안어치(370만 원) 대게를 주문했지만 받지 못했다.
공안국 관계자는 “대게 한두 마리 정도는 그냥 보내줘서 신뢰를 얻은 후, 사기를 이어나가는 업체도 있었다. 대게뿐 아니라 물티슈, 휴대전화 교환카드도 등장했다”면서 “처음엔 공짜로 환심을 산 후, 나중에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하도록 하는 수법이 제일 많았다”고 설명했다.
공안은 미확인 택배를 받을 때의 유의 사항도 세 가지 전달했다. 첫째, 택배 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해 물류 정보 및 택배기사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택배기사 정보를 알아낸 후엔 직접 통화하는 게 좋다. 둘째, QR코드를 스캔하거나 링크를 클릭해선 안 된다. 카드 및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 기입도 금물이다. 셋째, 고객 서비스 센터로부터 전화가 오더라도 침착하게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확인을 해야 한다.
대게 교환카드와 함께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고 있는 사기 사례는 월병이다. 한 누리꾼은 “연휴 직전 한 쇼핑 플랫폼에서 월병 한 상자가 뜬금없이 왔다. 내가 구매한 적도 없었고, 주변에 물어봐도 보낸 사람이 없었다. 쇼핑 플랫폼이 보낸 명절 선물로 생각했다”고 했다.
소포 안에는 월병만 들어있었던 게 아니었다. 선물 교환권이 들어있었다. 휴대전화, 화장품 등이었다. 이를 받기 위해선 우선 지정된 계정을 스캔하고, 고객센터와 채팅을 해야 했다. 고객센터에선 선물을 받기 위해선 수취인의 개인 정보, 은행 계좌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을 요구했다. 누리꾼들은 이를 따랐다가 결국 돈을 날리고 말았다.
정저우시 공안국은 ‘수업료 환불 사기’를 벌인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무차별적으로 A4 용지 종이 한 장이 들어 있는 택배를 발송했다. 종이엔 수업료 환불 설명과 QR코드가 들어있었다. 인터넷 강의를 구입해 4회까지 들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마든지 환불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많은 이들이 4회까지 수업을 해보고 환불할 심산으로 수업료를 지불했다. 하지만 환불은커녕 인터넷 수업도 거짓이었다.
항공권 사기도 등장했다. 뤄 아무개 씨는 지난 9월 초 푸저우로 가는 항공권을 구입했다. 얼마 뒤 항공사 직원이 전화를 걸어와 “항공편이 지연될 예정이다. 그래서 배상금을 지급해 주겠다. 개인정보, 계좌번호를 알려 달라. 무료 항공 티켓도 주겠다”고 했다. 뤄 씨는 자신의 항공권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던 항공사 직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뤄 씨는 항공사 직원이 요구한 앱을 다운받은 후 여기에 자신의 계좌번호 등을 등록했다. 그리고 얼마 후 자신의 통장에서 1만 위안(184만 원)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게 됐다. 뤄 씨는 10월 1일 융닝현 공안국 사기방지센터에 신고했고, 일당은 검거됐다.
융닝현 공안국은 최근 항공편 변경 메시지를 받았다가 낭패를 당한 피해자가 많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공안국 측은 “정식 플랫폼에서는 환불 및 변경 처리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거나 추가 정보를 줄 필요가 없다. 원래 지급했던 경로로 환불되기 때문이다. 추가로 정보나 비용을 요구하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