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 “페디에게 커터와 체인지업 배워…상대팀 선수에게 숨기지 않고 설명해줘 감명”
에릭 페디와 문동주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지난 8월 한화가 원정 경기차 창원을 방문했을 때 두 선수들은 밖에서 따로 만남을 갖고 식사를 했다. 평소 에릭 페디를 만나고 싶어 했던 문동주가 한화 외국인 스카우트로 일했던 김진영에게 페디와 만남을 부탁했고, 김진영이 페디의 에이전트와 인연이 있어 두 선수의 만남이 전격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단순히 식사만 하기 위해 문동주가 에릭 페디를 만나고 싶었던 게 아니다. 문동주는 페디에게 커터와 체인지업 구종에 대해 질문했고, 페디는 친절하게 자신이 사용하는 커터, 체인지업의 그립을 설명하며 문동주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문동주는 그날 상황을 이렇게 말한다.
“일부에선 내가 페디한테 스위퍼를 배운 걸로 알고 있는데 그날 페디에게 물어본 구종은 커터와 체인지업이었다. 상대 팀 선수인데도 페디는 정말 자세히 자신의 구종을 설명했다. 그날 놀랐던 게 영어가 너무 잘 들렸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그 시간이 소중했고 간절했다.”
문동주는 페디한테 배운 커터와 체인지업을 실전 경기에 활용했고, 그 결과가 아주 좋았다고 말한다.
“리그 최고의 에이스가 상대 팀 투수에게 자신의 구종을 숨기지 않고 설명해준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페디를 통해 느낀 게 정말 많았다. 앞으로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에릭 페디는 이전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KBO리그 투수들에게 자신의 구종을 이야기하고 알려주는 게 행복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게 배우고 싶어 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을수록 리그 발전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상식 참석을 위해 일부러 미국에서 아버지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에릭 페디. 그런 페디와 함께 신인상 트로피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은 문동주. 문동주는 에릭 페디를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