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보유주식 가치 3조 원 달할 듯, 국내 주식부호 10위권 해당…최 전 회장 추가 처분 여부 관심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캐피탈 등 비상장 계열사들의 기업가치는 지분법으로 평가한 후 장부에 기재해왔다. 미래에셋컨설팅의 2022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주당 장부가는 19만 1145원, 미래에셋캐피탈은 11만 4004원이다. 해당기업 순자산을 지분율만큼 반영해 계산한 결과다. 하지만 이는 실제 시장가치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현만 전 회장은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29만 5055주(지분율 2.17%)를 미래에셋컨설팅에 주당 15만 2345원에 매각했다. 이는 미래에셋컨설팅의 기업가치를 보유 순자산의 약 80%로 계산한 것이다. 박현주 회장과 그의 아내 김미경 씨는 각각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60.19%, 2.72%를 갖고 있다. 최 전 회장의 매각가를 토대로 계산하면 박 회장과 김미경 씨가 보유한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가치는 각각 1조 2446억 원, 563억 원이 된다.
미래에셋컨설팅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이 지분 48.63%, 김미경 씨가 10.24%를 갖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2010년 주당 53만 3518원, 총 4144억 원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마찬가지로 2022년 말 순자산의 80% 수준으로 미래에셋컨설팅의 기업가치를 추정하면 1조 154억 원이다. 박 회장이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 지분가치는 약 4900억 원, 김미경 씨의 지분가치는 1000억 원 이상인 셈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2016년 주당 3만 3350원에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상속증여세법에 따른 평가를 거쳐 순자산가치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만큼 불공정거래 논란 차단을 위한 것이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2022년 말 기준 순자산은 약 2조 9000억 원이고, 박 회장의 지분가치는 약 9900억 원이 된다. 순자산의 80%를 적용하면 박 회장의 지분가치는 약 8000억 원으로 줄어든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34.32%를 갖고 있다.
종합하면 박현주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2조 5000억~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 회장의 아내와 자녀의 주식 자산도 3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박 회장이 보유한 주식이 비상장사다 보니 그가 국내 주식부호 순위에 오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10위권에 해당되는 셈이다.
한편, 최현만 전 회장의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지분 추가 처분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최 전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을 약 450억 원에 매각했다. 최 전 회장이 보유한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0.98%도 최소 230억 원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최 전 회장이 보유한 미래에셋증권 지분 35만 8626주(0.06%), 미래에셋생명보험 8612주(0.01%) 등을 합치면 700억 원이 넘을 전망이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최현만 전 회장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개인의 일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알기 어렵다”고 답했다.
최열희 언론인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