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주의자’ 조성식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출간
30년 가까이 기자로 ‘밥벌이’하고 퇴직 후 작가와 출판인, 프리랜서 언론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성식 자칭 ‘자유롭게 쓰는 놈(記者)’이 최근 검찰개혁 등을 역설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해요미디어)을 내놨다.
저자는 이른바 ‘검찰개혁주의자’로 통한다. 오랫동안 법조인들과 인터뷰하고 사적으로 통음하며 통찰한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그가 그동안 쓴 10여 권의 저서 목록에 ‘대한민국 검찰을 말하다’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1’(공저) ‘윤석열과 검찰개혁’(공저) 등만 봐도 그의 시선이 어딜 향해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진부한 얘기지만, 우리나라 검찰권은 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로 막강하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힘이 약해졌다고 말하는 건 사실과 다르다. 형식적으로는 그런 면이 있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다”며 “주요 수사영역은 여전히 검찰 아성이고,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의 위력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고 꿰뚫어 말한다.
그는 “검찰권력 해체”를 “시대정신”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면서 “바야흐로 압수수색 시대”라며 “검찰공화국이라는 말은 워낙 자주 쓰여 신물 나고 요즘은 압색공화국이라는 말이 더 실감난다”고 지적한다. “툭하면 압수하고 여차하면 수색한다. 탈탈 털어 그러모으면 뭔가 나올 테니까. 덤으로 ‘별건’도 챙기고”라 지적한다. 압색공화국은 “마치 진단을 제대로 못하는 의사가 일단 환자의 배를 가른 다음에 환부를 찾으려는 꼴”이라고 질타한다.
검찰의 속성에 예리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저자는 “역대 정부 사례를 보면, 2인자를 비롯한 권력 실세들이 구속된 것은 대부분 정권 말기”라며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는 말기에 칼을 빼들곤 했다. 권력 향방에 민감한 검찰의 생리이자 생존법”이라 일갈한다. 심지어 “검찰은 하이에나와 같은 속성”을 갖고 있어서 “(정권) 초반에는 죽은 권력을 물어뜯고 후반에는 힘 빠진 산 권력을 건드렸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 검찰도 그런 방향으로 치닫는 분위기”라는 우려를 전한다.
저자는 검찰의 막강한 권한을 분산하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야 정검유착, 검언유착이 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검찰 힘이 약해지면 정권도 검찰의 칼을 활용하려는 유혹에서 멀어질 것이고, 정권에 잘 보여 출세하려는 정치검사 시비도 잦아들 것이며, 정보에 목마른 언론도 굳이 검찰과 유착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검찰을 활용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 검찰이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권력이 아닌 국민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역설한다.
검찰공화국은 현재진행형이다. 정계와 관계를 중심으로 더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저자가 바라는 “권력이 아닌 국민을 바라보고 일”하는 검찰 모습이 일상으로 느껴질 시대는 언제쯤일까.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