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소시·카라 팬, 나도 K팝 즐겨…한국 남친 몇명 사귀어, 모두 친절…한국 활동 원하는 동료들 많아”
방송가에서는 일본 AV 배우가 엄청난 인기를 끄는 것을 두고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국내 정서는 아직 성인물이나 관련 직종 인물을 터부시한다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년 4월 신동엽이 넷플릭스 ‘성+인물’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SBS ‘동물농장’ 하차를 요구하는 글로 게시판이 도배되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전향적으로 보는 시선도 늘었지만, 여전히 터부시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래서 오구라 유나를 두고 ‘알아도 몰라야 하는 유명인’ ‘봤어도 봤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밈이 존재하기도 한다. 1월 13일 일요신문은 한국 팬 미팅을 진행한 오구라 유나를 만나 그녀가 생각하는 한국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오구라 유나는 질문에 상냥하게 대답하면서 “한국 팬이 정말 최고”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오구라 유나와 친분이 있는 가수이자 방송인 쥰키가 통역을 도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유튜브 출연 영상마다 엄청난 조회수가 나오고 있다. 인기를 실감하나.
“감사하게도 조회수가 다 잘 나오고 있다. 사실 밖에 자주 나오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인기를 엄청 체감하는 건 아니다. 다만 한국 식당에서 식사할 때 직원분이나 길에서 알아보고 말 걸어 주는 분들이 있을 때 한국에 얼굴이 알려진 걸 느낀다.”
—유튜브 ‘노빠꾸 탁재훈’ 출연 영상은 1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정도 조회수를 예상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첫 촬영 때는 너무 긴장한 탓에 그날 분위기도 기억이 잘 안 난다. 많이 긴장했는데 얼굴에 티가 잘 안 난다고 하더라.”
—해당 영상에서 오구라 유나 씨 말이 수위가 너무 높아 편집된 장면이 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첫 촬영이라서 어디까지 얘기해도 되는지 몰랐다. 그래서 AV에 관련된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편집됐다. AV 촬영 방식이라든지 체위라든지 그런 부분들은 수위가 높아 편집된 것 같아서, 두 번째 촬영할 때는 수위를 낮춰 얘기했다.”
—탁재훈 채널 외에도 다양한 유튜브 채널에 활발히 출연 중이다. 혹시 기억 남았던 유튜브 촬영 에피소드가 있나.
“여러 채널에서 불러주셔서 정말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2023년 연말에 디스코 팡팡을 타고 촬영했던 영상도 재밌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최근 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오구오구’ 촬영 때 친한 AV 배우인 타다이 마히로와 제주도에 여행 갈 예정이었는데 그 친구가 공항에서 여권을 안 가져온 걸 알아서 못 가게 됐다. 마히로는 집으로 돌아가 여권을 챙겨 다음 비행기로 오게 됐고, 나는 의도치 않게 매니저와 함께 데이트하면서 촬영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한국어를 굉장히 잘하고, 경희대학교 어학당을 다녔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얼마나 공부했나.
“어학당을 다니며 6개월 정도 살았던 거 같다. 1년 전보다 한국어가 늘었다고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더 잘하고 싶다(웃음). 그래서 집에서는 한국 음악을 듣거나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본다. 휴대전화 설정도 한국어로 바꾸고 최대한 한국어로 말하려고 일상생활에서 노력하고 있다. 2023년 한국 활동을 많이 하면서 한국어로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져 회화 실력이 좋아진 것 같긴 하다.”
—첫 경험이 언제인지. 기억나는 전 남자친구를 공개해 본다면.
“첫 경험은 아마 고등학생 때였던 것 같다. 기억나는 남자친구는 결혼해 주지 않으면 죽겠다고 했던 이가 기억난다.”
—이상형이나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이 있나. 한국인 남자친구도 괜찮은가.
“내 이상형은 나의 모든 걸 받아줄 수 있는 마음이 넓은 남자다. 대화가 잘 통하고 친절한 사람도 좋다. 한국 남자분들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인 남자친구를 만난 적도 있나.
“어학당에 다니며 한국에 체류할 때 한국 분과 만난 적도 있다. 한국 남자친구를 몇 명 사귀었는데 모두 친절하고 나한테 잘해줬다.”
—결혼 생각이 있는지, 있다면 언제 결혼하고 싶나.
“결혼, 당연히 하고 싶다! 시기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나하고 잘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나면 적절한 나이에 결혼하고 싶다.”
—한국을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 한국에서 기억에 남는 장소가 어딘지 궁금하다.
“2023년부터 한국 활동이 많아지면서 한 달에 10일 정도는 머무는 것 같다. 2024년에도 많이 올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강남에 자주 있는 것 같다. 최근 한국에 여행 목적으로 방문한 적이 있는데, 성수동에서 쇼핑을 했다. 매우 트렌디하고 젊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었다. 그때 기억으로 성수동 매력에 푹 빠졌다.”
—평소 취미나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걸 말해본다면.
“집순이라서 집에 있는 걸 좋아한다. 보통 집에 있고 어쩌다가 친구를 만나서 밥을 먹거나 한다. 좋아하는 음악은 K팝이고 K드라마도 좋아한다. 최근에는 DJ 데뷔를 해서 쉬는 시간엔 거의 DJ 연습을 하면서 보내고 있다. 제일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낙삼새(낙지, 삼겹살, 새우)다. 못 먹는 음식은 딸기와 고수다. ‘고수 먹을래, 죽을래’ 하면 먹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절대 안 먹고 싶다.”
—K팝이나 K드라마 가운데 좋아하는 걸 꼽는다면.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소녀시대와 카라 팬이라서 팬클럽도 가입하실 정도였다. 그 영향으로 저도 쭉 K 팝을 들으면서 자랐다. 드라마는 최근에 ‘이재, 곧 죽습니다’를 참 재밌게 봤다.”
—AV 배우로 데뷔한 계기가 있다면.
“고등학생 때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직업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정말 오직 몸 하나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AV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AV 직업은 매우 만족한다. 나와 잘 맞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또 응원해 주는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한테 에너지를 많이 받기도 한다.”
—찍은 AV 가운데 대표작이나 만족감이 컸던 작품이 있다면 뭔가.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대표작이라고 하고 싶다. 만족감은 (웃음) 당장 생각나는 게 없는 걸 보니 앞으로 작품에서 기대해야겠다. 크리스마스 때 찍은 신작이 봄에 나올 예정이니 그 작품을 꼭 봐달라.”
—가장 친한 AV 배우가 누구인지, 롤 모델이 있다면 누구인지 알려달라.
“친한 배우는 타다이 마히로다. 롤 모델은 굳이 선택하자면 우에하라 아이를 말하고 싶다.”
—AV 배우 키노시타 히마리는 담배를 피운다고 한국에 잘못 알려진 바 있다. 혹시 한국에 잘못 알려진 오해가 있다면.
“한국 포털 사이트에 내가 풍속점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잘못 기재돼 있다고 한다. 그 부분은 꼭 정정하고 싶다. 나는 풍속점에서 일을 한 적이 없다.”
—최근 한국 활동을 하는 일본 AV 배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한국에는 AV 문화가 없어서 그런 거 같다. 또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어 하는 일본 배우들이 실제로 많다.”
—2024년 활동 계획과 한국인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24년에는 얼마 전 데뷔한 DJ 활동도 많이 하고 싶고, 한국에서 팬미팅도 여러 차례 하고 싶다. 많은 한국 팬분들과 만나 소통하고 싶다. 한국 팬들한테는 항상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내 소셜미디어(SNS)에 항상 따뜻한 코멘트를 남겨 주셔서 정말 많은 힘이 된다. 한국 팬분들 정말 최고다. 오구라 유나의 ‘오구오구’ 채널도 많이 봐주시고 응원 많이 부탁드린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한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