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전원에 2억 원 상당의 ‘스웨그 백’ 증정…아카데미와 무관, 엔터 마케팅 회사의 독자적 선물
하지만 아무리 영예를 안는다고 해도 아카데미 수상자들이 받아가는 상금은 한푼도 없다. 한마디로 상금은 ‘0원’이라는 이야기다. 수상자들에게 제공되는 것이라곤 400~900달러(약 48만~100만 원) 정도의 제작비로 만든 황금색 트로피가 전부다. 게다가 이 트로피는 시상식 후 당장 팔아버린다고 해도 단돈 1달러밖에 받지 못한다. 이는 1950년 아카데미 측이 명시한 ‘트로피 판매금지 조항’ 때문이다.
아무리 상금이 ‘0원’이라고 해도 사실 수상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수상자를 비롯해 후보에 오른 모든 사람들에게는 아카데미 전통의 ‘스웨그 백’, 즉 선물 가방이 주어진다. 약 20만 달러(약 2억 원) 상당의 선물 보따리인 ‘스웨그 백’은 LA에 본사를 둔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회사인 ‘디스팅티브 에셋’이 구성한 선물들로 채워져 있다. 구성품은 매년 바뀌며, 호텔 숙박권, 화장품, 주류, 간식 등 다양한 품목이 마련된다.
올해는 올인클루시브 고급 스위스 휴양지 숙박권을 비롯해 최고급 스킨케어 제품 풀세트, 세인트 바츠 섬의 프라이빗 빌라 3박 숙박권 등이 포함됐으며, 이외에도 목테일 믹스 음료나 백팩 등 작은 아이템들도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성용 스킨케어 제품뿐만 아니라 100% 순수 아가베로 만든 안티구아 크루즈 테킬라, 스코틀랜드 진, 휴대용 블렌더 등도 있다. 최고 등급의 순수 뽕나무 실크로 제작된 실크 베개, 비타민C 세럼+아이젤 패치도 선물로 제공된다.
캘리포니아에서 7일간 머물 수 있는 웰니스 휴가 상품권도 눈에 띈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외에 무설탕 체리맛 젤리, 프리미엄 미식 팝콘, 수제 고급 비건 초콜릿, 수제 초콜릿 프레첼 등 달콤한 간식거리도 있다.
아카데미 전통이긴 하지만 이 선물 가방은 아카데미나 아카데미를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디스팅티브 에셋’이 2000년부터 마케팅 목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독자적인 선물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