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클럽’ 뮌헨·리버풀·바르셀로나 감독 사퇴…선수단 이동으로 이어지면 유럽축구 지각변동
#메가 클럽에 줄줄이 생기는 공백
사령탑 교체 흐름은 유럽 전체를 주름잡는 '메가 클럽'에서 시작된다. 바이에른 뮌헨과 리버풀, 바르셀로나의 감독 교체는 확정적이다. 각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 클럽들은 현재 감독 임무를 수행 중인 인물이라도 욕심나는 자리다. 뮌헨, 리버풀 등의 선택에 따라 유럽 전체에 격변이 일어날 수 있다.
김민재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토마스 투헬(독일) 감독이 이번 시즌을 마치고 떠난다. 투헬 감독은 세 개 대회에서의 우승, '트레블'을 목표로 이번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뮌헨 지휘봉을 잡았으나 신통치 않은 성적을 냈고 시즌 종료 후 사퇴를 발표했다. 김민재는 한 시즌 만에 다른 감독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독일) 감독은 스스로 물러난다. 약 아홉 시즌 동안 리버풀을 이끌며 리그, 챔피언스리그 등 다양한 우승 경력을 쌓아왔다. 이번 시즌도 리그 우승 다툼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쉼 없이 달려 온 클롭 감독은 휴식을 선언했다. 사비 에르난데스(스페인) 바르셀로나 감독 또한 팀을 떠난다. 분위기는 클롭과 사뭇 다르다.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외에도 감독 교체 가능성이 있는 빅클럽이 많다. 막대한 선수 이적료를 수차례 쏟아 부었으나 현재까지 리그 11위에 머무르고 있는 첼시 또한 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아르헨티나) 감독의 임기를 장담할 수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릭 텐 하흐(네덜란드) 감독 또한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맨유는 이번 시즌 중 구단 지분을 인수한 짐 래드클리프 구단주가 팀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또한 변수다.
#각광받는 감독 자원들
다수의 빅클럽에서 사령탑 공백이 예정된 가운데 유럽에서 가장 각광받는 감독은 독일 레버쿠젠의 사비 알론소(스페인)다. '만년 2위' 이미지가 강한 레버쿠젠을 이끌고 분데스리가에서 현재까지 패배 없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뮌헨과는 승점 10점 차이다.
예상을 뛰어 넘는 선전에 자연스레 '러브콜'이 이어진다. 마침 감독이 떠날 예정인 뮌헨, 리버풀에서 알론소는 선수시절 활약한 바 있다. 선수시절 구단에서의 경험이 감독으로서도 좋은 궁합을 낼 수 있다. 두 구단 모두 차기 감독으로 알론소를 후보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이탈리아) 감독도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인물이다. 이탈리아 사수올로, 우크라이나 샤흐타르 도네츠크 등에서 경력을 쌓아 올린 그는 지난 시즌 브라이튼에 중도 부임하며 돌풍을 일으켜 팀을 유럽대항전에 진출시켰다. 데 제르비 감독은 그가 만들어낸 결과 이외에 강한 압박과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특유의 전술로도 주목을 받는다. 알론소와 데 제르비 감독은 사령탑 공백이 예상되는 팀보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구단을 맡고 있기에 이동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소속이 없는 감독들에게도 이목이 집중된다. 2021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퇴단한 이후 긴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지네딘 지단(프랑스)은 숱한 빅클럽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잠룡'이다. 손흥민과 토트넘 홋스퍼에서 인연이 있는 안토니오 콘테(이탈리아), 조세 무리뉴(포르투갈) 감독 등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 뮌헨에서 모든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한지 플릭(독일) 감독도 바르셀로나 등과 연결되고 있다.
#감독 매물 쏟아진다
2023-2024시즌 각국 리그가 끝나면 유로 2024가 곧장 이어진다는 점 또한 감독 연쇄이동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회가 끝나면 이름값 있는 감독들이 매물로 나오거나 주요 국가대표팀 감독직에 공석이 생길 수 있다.
축구 강국 독일과 잉글랜드는 대회 종료 이후 감독과 결별이 예상된다. 율리안 나겔스만(독일),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잉글랜드) 모두 이번 대회를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그간 좋은 커리어를 남겨 왔기에 주요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자원이다.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등 주요 국가들은 감독의 계약기간이 남았으나 대회 결과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다면 감독 교체를 단행할 수 있는 것이다. 디디에 데샹(프랑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벨기에) 등 거물급 감독의 이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현대축구에서 전술의 발전으로 인해 감독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덩달아 감독들의 몸값 또한 천정부지로 솟는 중이다. 뮌헨, 바르셀로나 등 메가 클럽들이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명예 회복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들의 움직임은 다른 클럽, 국가대표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 구단 사령탑의 이동은 선수단의 이동으로도 이어진다. 감독 교체를 예고하고 있는 구단들은 체질 변화를 꾀하는 팀들인 만큼 적극적으로 선수 영입에 나설 공산이 크다. 다가오는 여름, 유럽 축구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