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분계선 훈련 재개되나…정부 ‘9·19군사합의’ 전체 효력 중지하려는 이유

3일 NSC 실무조정회의서 “9·19 군사합의가 우리 군 대비 태세에 많은 문제점” 지적

[일요신문]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채택한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이 이르면 오는 4일 정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8년 9월 19일 오전 북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군사합의문 서명식 현장.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서명식을 마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이날 예정된 국무회의 안건으로 ‘9·19 군사합의 효력 전체 정지’ 안건을 상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9·19 군사합의 효력 전체 정지는 우리 군이 북한의 적대행위에 상응하는 대처를 할 수 있고,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태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주재로 NSC실무조정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그 결과를 윤석열 대통령과 NSC 상임위원들에게 즉각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효력 정지 안건이 국무회의에 상정되면 의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효력 정지 안건을 재가하고 북한에 이를 통보하면 합의 효력은 즉시 정지된다. 

이날 NSC 실무조정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의 각종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대비 태세에 많은 지장과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9·19 군사합의에 따라 휴전선 5㎞ 내 포병 훈련, 백령도 등 서북 도서 해상 사격 등이 금지돼 있지만 합의 효력이 정지되면 우리 군도 이러한 군사 대비 태세를 정상화할 수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도 재개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긴급 NSC 상임위원회에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포함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에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남북 간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지난해 11월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하자 이에 대응하는 취지로 합의 일부 효력을 정지 조치한 바 있다.

이강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