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영국의 예술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소피 그린은 주로 야생동물의 놀라운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낸다. 그가 그린 극사실주의적인 동물들을 보면 금세라도 캔버스 밖으로 뛰쳐나와 돌아다닐 것만 같다. 때문에 그림이 아니라 사진처럼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처럼 그린이 묘사한 고릴라, 표범, 코뿔소, 펭귄 등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모습은 우리 인간에게 처절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가장 최근 선보인 ‘코모디티즈’ 컬렉션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그린은 “이 작품들은 자연을 기념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그보다는 ‘야생’과 ‘생명’ 모두를 잃은 야생동물들을 다룬다. 이는 인간이 자연과 야생동물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얼마나 당연하게 이용해왔는지를 조명한다. 사냥, 경주, 미끼, 싸움, 번식, 밀렵, 조련, 탐욕은 끝날 줄 모른다”라고 꼬집었다.
가령 커다란 침팬지 한 마리가 검은 받침대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을 보면 이런 장엄함을 엿볼 수 있다. 왼손으로 오른쪽 이두박근을 잡고 있는 침팬지는 두려움 없이 관객을 응시하고 있으며, 털 한 올 한 올이 정성스럽게 묘사된 침팬지의 모습에서는 당당한 위엄이 느껴진다. 이렇게 피사체를 받침대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그린은 관객으로 하여금 인간과 자연 사이의 다면적인 관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자연에 대한 그린의 헌신은 예술활동에만 그치지 않는다. 수익의 10%를 야생동물 및 동물보호 자선단체에 기부하면서 환경운동가로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출처 ‘마이모던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