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믿는 구석 있나…‘음주 뺑소니’ 김호중, 변호인단 물갈이 나서

‘검찰총장 직무대행’ 출신 변호사·부친 선임 변호사 모두 손 떼…첫 공판 연기될 수도

[일요신문]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트롯가수 김호중이 첫 공판을 앞두고 변호인단을 재정비한 사실이 알려졌다. 앞서 김호중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총력 방어전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대중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트롯가수 김호중이 첫 공판을 앞두고 변호인단을 재정비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박정훈 기자

7월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호중은 지난 7월 3일 서울중앙지법에 자신의 소송대리인인 이호선 변호사(국민대 법학과 교수)에 대한 해임계를 제출했다. 이 변호사는 김호중의 부친이 선임한 변호사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지난 6월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호중 부친의 요청으로 무료 변론을 맡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임에 앞서 김호중과 상의하거나 동의를 받지 않았다. 이번 해임 이유도 김호중과 소속사 측이 당초 꾸려진 변호인단 외에 추가적인 선임을 필요치 않다고 여겼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호중의 경찰 조사부터 변호를 맡아왔던 조남관 변호사도 같은 날 사임계를 법원에 제출했다. 검사 출신인 조 변호사는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으며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직무정지되자 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바 있다. 이번 김호중 사건에서는 처음부터 검찰 수사 단계까지만 법률대리인을 맡기로 하고 사건을 수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께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에 정차 중이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등)로 수사를 받아왔다. 사고 직후 김호중은 그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 본부장 전아무개 씨 등과 공모해 운전자 바꿔치기,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 제거 시도 등 범죄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혐의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지난 5월 24일 구속됐다.

김호중의 첫 공판은 7월 10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변호인단의 변경과 공판기일 변경신청서 제출 등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사진=박정훈 기자

김호중의 음주 여부에 대해서 검찰은 그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술을 마신 만큼 위드마크 공식(음주 운전시 사고가 난 후 시간이 많이 경과되어 운전자가 술이 깨어버렸거나 한계 수치 이하인 경우 등에 음주운전 당시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한 역추산으론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호중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가 적용됐다. 

김호중은 경찰 조사 단계부터 전관 변호사를 포함해 6명으로 꾸려진 초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한 사실이 알려져 대중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첫 공판을 앞두고 조 변호사가 사임한 뒤 별도로 추가 선임을 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호중의 첫 공판은 7월 10일로 예정됐다. 다만 김호중 측 변호인단에 변화가 있고, 변호인 측이 지난 7월 3일 공판기일 변경신청서까지 제출한 만큼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공판 날짜를 연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태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