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 이틀 전까지 “이임생 이사 만날 이유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오전 홍명보 감독을 A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그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끊임없이 축구협회 안팎에서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직접 만나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줄곧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왔던 홍명보 감독이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최초로 후보로 거론됐을 당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10여년 전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감독직에 공백이 생겨 급하게 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최근까지도 홍 감독은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지난 7일 감독 내정 소식이 전해지기 약 일주일 전인 6월 30일 포항전 당시에도 축구협회 관련 쓴소리를 쏟아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의 사퇴 소식에 대해 "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하면서 어떤 학습이 돼 있었는지 붇고 싶다"면서 "팬들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을 남겼다.
내정 이틀전인 지난 5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 전 위원장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이임생 기술이사가 홍 감독을 만날 것이라는 말과 관련해 "내가 만나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 이사가 홍 감독을 만나기 위해 울산으로 향할 것이라는 말에는 "내가 울산에 없다. 서울 집에서 하루를 보낼 것"이라며 가볍게 받아쳤다.
하지만 이 같은 말을 남기고 이틀 뒤, 홍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에 내정됐다. 이튿날에는 공식 선임 소식이 이어졌다. 이임생 이사는 심야 시간에 홍 감독의 집을 찾았고 결국 만남은 이뤄졌다.
이임생 이사는 홍 감독 선임 배경에 대해 밝혔다. 다음은 홍 감독의 차례다. 그가 갑작스런 '이직'과 관련해 어떤 말을 남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