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찔렀다” 16년 장기 미제 ‘시흥 슈퍼마켓 살인’ 용의자 범행 자백

점주 흉기 살해 뒤 금품 빼앗아 달아난 혐의 인정…‘경찰, 구속영장 나오면 보강 조사 방침

[일요신문] 16년 전인 2008년 경기 시흥의 한 슈퍼마켓에서 점주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40대 남성이 범행을 자백했다.

2008년 경기 시흥시의 한 슈퍼마켓 점주가 살해당한 사건의 유력 용의자 A 씨가 17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시흥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인 40대 남성 A 씨로부터 범행을 인정하는 자백을 받았다고 7월 17일 밝혔다. A 씨는 2008년 12월 9일 오전 4시쯤 시흥시 정왕동의 한 슈퍼마켓에 침입해 점주 B 씨(당시 40대)를 흉기로 살해한 뒤 100만 원 남짓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매장 내 CC(폐쇄회로)TV 영상 등을 통해 A 씨 범행 장면을 확인하고 공개수배하는 등 수사를 벌였으나, 신원을 특정하지 못해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었다.

2017년 경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재수사했지만 6개월이 지나 또 다시 신원을 특정하지 못하고 수사는 종결됐다.

그러다 2024년 2월 이 사건과 관련한 결정적인 제보를 받은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7월 14일 오후 8시쯤 경남 소재 주거지에 있던 A 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경찰에 "내가 (B 씨)를 흉기로 찔렀다.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검거된 이후 3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혐의에 관해 말하지 않던 A 씨는 17일 새벽 범죄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한 진술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조사를 거치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자백한 사실 외에 수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7일 오전 10시 40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린다. 경찰은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사건 경위 전반에 관한 보강 조사를 할 방침이다.

이날 A 씨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범행을 자백한 이유가 무엇인가’, ‘피해자 가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손우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