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오상욱 첫 금 “단체전도 금 따고 쉬겠다”…사격 박하준·금지현 은메달, 수영 김우민 동메달 쾌거
대한민국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의 오상욱이 차지했다. 오상욱은 32강전에서 니제르의 에반 장 아바 기로를 15 대 8로 이겼고, 16강전에서는 이란의 알리 팍다만을 15 대 10으로 꺾었다. 이어진 8강전에서는 캐나다의 파레스 아르파를 15 대 13으로 꺾었고, 4강전에서는 이탈리아의 루이지 사멜레를 상대로 15 대 5로 승리했다.
오상욱은 결승전에서 튀니지의 파레스 페르자니와 맞붙었다. 파레스 페르자니는 세계랭킹 14위 선수로, 오상욱(세계랭킹 4위)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파레스 페르자니는 32강전에서 구본길을 이겼고, 4강전에서는 세계랭킹 1위인 이집트의 지아드 엘시시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오상욱이 방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결승전에서는 오상욱이 14 대 5로 앞서는 등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레스 페르자니의 막판 추격으로 14 대 11까지 점수가 좁혀지며 위기를 맞았지만 끝내 15 대 11로 승리했다. 이로써 오상욱은 대한민국 첫 금메달을 획득한 동시에 ‘대한민국 남자 사브르 개인전 최초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오상욱은 결승전 경기에 대해 “‘여기서 잡히겠어’라는 안 좋은 생각이 났지만 선생님(원우영 코치)께서 할 수 있다고 계속 말씀해주셨다”며 “단체전까지 금메달 따고 편히 쉬겠다”고 말했다.
한편,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에 출전한 강영미와 이혜인은 32강에서 탈락했고, 송세라는 16강전에서 패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의 구본길과 박상원도 32강에서 탈락했다. 대한민국은 오는 7월 31일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단체전에는 오상욱,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 등 4명이 출전한다.
대한민국 첫 은메달은 사격 혼성 단체 10m 공기소총의 박하준-금지현 조가 차지했다. 박하준-금지현은 예선전 2위로 금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금메달 결정전에서는 중국의 성리하오-황위팅 조와 치열한 접전 끝에 16 대 12로 석패했다. 박하준과 금지현은 단체전 경기 후 개인전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박하준은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개인전에서는 설욕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금지현은 “은메달을 땄지만 금메달을 딸 뻔했다는 상황 자체가 기쁘다”면서도 “이게 금메달이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생겼다”고 말했다.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한 김우민은 대한민국 첫 동메달 주인공이 됐다. 김우민은 올해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기대를 모았다. 김우민은 앞선 예선전에서 전체 7위로 통과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수영의 경우 예선 8위까지 결승행 티켓이 주어진다. 김우민은 예선전 결과에 따라 결승전에서 1번 레인을 부여 받았다. 통상 수영은 물살의 영향으로 1번과 8번 레인이 가장 불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민은 예선전 직후 “일부러 힘을 빼고 레이스를 했던 것은 전혀 아니었다”며 “생각했던 것처럼 잘 안돼서 살짝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우민은 결승전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김우민은 결승전에서 반응 속도 0.62초로 가장 먼저 물속에 뛰어들었다. 김우민은 경기 초반 독일 루카스 마르텐스의 뒤를 이어 2위로 치고나갔다. 350m까지는 김우민과 루카스 마르텐스의 선두 경쟁이 이어졌다. 그러나 마지막 50m 구간에서 호주의 일라이자 위닝턴과 새뮤얼 쇼트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김우민은 일라이자 위닝턴에게는 추월을 허용했지만 새뮤얼 쇼트는 끝내 따돌리면서 3위로 결승선에 들어왔다.
수영 400m 결승전 기록은 △루카스 마르텐스 3분 41초 78 △일라이자 위닝턴 3분 42초 21 △김우민 3분 42초 50 △새뮤얼 쇼트 3분 42초 64 순이었다. 김우민이 0.14초 차이로 동메달을 손에 쥔 것이다. 대한민국 선수의 수영 올림픽 메달 획득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의 박태환 이후 처음이다.
김우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3년 동안 준비한 시간이 동메달로 열매를 맺은 것 같다”며 “마지막 50m가 굉장히 힘들었는데 사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지만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감당해야 할 무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국을 북한으로…개막식 황당 사고, 반쪽 사과 논란도
2024년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소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 7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에서 206개 출전국 중 48번째로 입장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입장하는 대한민국을 불어로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라고 소개했다. 이어 영어로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말했다. 둘 다 북한을 지칭하는 말이다. 대한민국의 공식 명칭은 불어로 ‘République de corée’,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지난 7월 27일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은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며 “정부 차원에서 프랑스에 강력한 항의 의견을 전달할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IOC도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문체부는 지난 7월 28일 바흐 위원장으로부터 공식 사과서한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IOC는 X(옛 트위터) 한국어 계정을 통해서도 “개회식 중계 중 대한민국 선수단 소개 시 발생한 실수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IOC가 한국어 계정에만 사과문을 올려 비판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대한민국 측에 사과도 중요하지만 파리 올림픽 개회식을 함께 시청한 전 세계 시청자에게도 사과를 해야만 한다”며 “영어 및 프랑스어 등 다른 언어 SNS 계정에도 동시에 사과문을 올려야 하며 전 세계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재발방지를 약속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