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백팔십도 회전해 보는 재미…작품에 대한 예술계 의견은 엇갈려
프라하에 있는 금속 조각상인 ‘릴리트’의 높이는 약 24m, 무게는 35톤에 달한다. 거대한 여성이 건물 쪽으로 몸을 기울여 측면을 껴안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놀라운 점은 이 조각상이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성의 머리가 주기적으로 백팔십도 회전하기 때문에 보는 재미도 있다.
프라하의 관광 명소가 되긴 했지만 이 작품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다른 체코 조각가인 파벨 카로우스 등 다른 예술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카로우스는 체르니의 작품이 해당 지역의 건축이나 도시 계획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한편, 지역 주민을 위한 것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미술 큐레이터인 마리 폴트노바는 체르니가 ‘릴리트’를 페미니즘의 상징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면서 유대신화에 등장하는 인류 최초의 여자인 ‘릴리트’가 사실은 악마이자 마녀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한 체르니의 묘사는 나체와 커다란 형상을 강조한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릴리트’의 의미나 메시지와 관계없이 예술이 어떻게 우리의 도시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놀라운 예시라면서 긍정적인 입장이다. 출처 ‘아틀라스옵스큐라’.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