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팬들 몰려와 일부는 교문도 무단통과…유사사례 반복돼 대책 필요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능이 치러진 11월 14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의 한 고등학교에는 각자 다른 팀에 속한 아이돌 최소 4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학교에서 수능시험을 치르려고 온 가수들이었다.
문제는 이들을 보려고 몰려 온 일부 극성 팬들 때문에 불거졌다. 각종 SNS(소셜네트워크)와 커뮤니티 등의 증언을 종합하면, 이날 해외에서까지 몰려온 몇몇 팬들은 이른 아침부터 속칭 '대포카메라'로 불리는 대형 DSLR 카메라를 소지한 채 고사장 앞에 진을 쳤다.
팬들은 가수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주변을 에워싸고 이름을 외치며 사진촬영을 했다. 일부는 수능 감독관과 응시생만 지날 수 있는 교문도 무단 통과해 학교 건물 앞까지 진입했다. 여기서도 고사장 번호와 책상자리를 확인하는 가수에 플래시를 터트리며 촬영을 이어갔다.
이 같은 모습은 각 가수들이 시험을 마치고 학교를 빠져나오는 순간에도 반복됐다. 소속사 직원들이 나서 팬들을 만류했지만, 여러 사람이 뒤엉키며 몸 다툼까지 벌어졌다. 결국 사태는 경찰 출동으로 정리됐다.
이런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집합금지가 해제된 2021년부터 문제가 제기됐다. 2022학년도 수능 때도 아이돌 베리베리의 강민, 트레저 도영, 프로미스나인 백지헌 등이 시험을 보려 고사장에 나타날 때마다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당시 베리베리 강민의 경우 일찍이 팬들에 주의를 당부했지만 소용은 없었다. 그는 수능 전날 V라이브를 통해 "사람이 많으면 수능 보시는 분들한테 민폐"라며 "우리 한국은 수능이 아주 중요하니까 저 역시 메이크업도 안 한다"고 팬들에게 방문 자제를 부탁했었다.
한편 올해 치러진 2025학년도 수능에는 52만 2760명이 응시했다. 지난해보다 1만8082명 많은 수치다. 학원가에 따르면 올 수능은 작년보다는 대체로 쉬웠다는 평가가 많다. 성적은 오는 12월 6일에 통지된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