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위즈덤’이라고 불리는 레이산 알바트로스 한 마리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조류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려 74세로 추정되는 지긋한 나이 때문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 따르면 레이산 알바트로스의 평균 수명은 68년. 이에 따라 ‘위즈덤’은 현재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야생 조류로 기록돼 있다.
놀라운 점은 또 있다. ‘위즈덤’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최근 또 다시 알을 낳았다는 사실이 그렇다. 이는 곧 할머니의 나이에 새끼를 키우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USFWS)은 ‘위즈덤’이 지금까지 50~60개의 알을 낳았고, 이 가운데 최대 30마리가 살아남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레이산 알바트로스는 평생 한 마리와 짝짓기를 하는 일부일처제로 유명하지만, ‘위즈덤’의 경우에는 달랐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여러 마리의 짝을 둘 수밖에 없었다. 이를테면 수십 년 넘게 ‘아케아카마이’라는 새와 짝짓기를 했지만, 몇 년 동안 그가 보이지 않자 결국 다른 수컷들과의 사이에서 번식을 이어갔다.
‘위즈덤’이 처음 조류학자들의 눈에 띈 건 1956년이었다. 하와이 북서쪽에 위치한 미드웨이 환초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당시 처음으로 Z333이라는 번호가 새겨진 띠를 부여 받았다.
레이산 알바트로스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위즈덤’의 이런 ‘꾸준함’은 이 종의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미드웨이 환초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의 생물학자인 조나단 플리스너는 ‘위즈덤’이 이번에 낳은 알이 4년 만에 낳은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래서 더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운이 따른다면 어쩌면 내년에도 새끼를 또 볼 수 있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출처 ‘USF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