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들이 1956년부터 추적한 ‘레이산 알바트로스’ 최근 알 낳는 기염 토해
놀라운 점은 또 있다. ‘위즈덤’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최근 또 다시 알을 낳았다는 사실이 그렇다. 이는 곧 할머니의 나이에 새끼를 키우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USFWS)은 ‘위즈덤’이 지금까지 50~60개의 알을 낳았고, 이 가운데 최대 30마리가 살아남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레이산 알바트로스는 평생 한 마리와 짝짓기를 하는 일부일처제로 유명하지만, ‘위즈덤’의 경우에는 달랐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여러 마리의 짝을 둘 수밖에 없었다. 이를테면 수십 년 넘게 ‘아케아카마이’라는 새와 짝짓기를 했지만, 몇 년 동안 그가 보이지 않자 결국 다른 수컷들과의 사이에서 번식을 이어갔다.
‘위즈덤’이 처음 조류학자들의 눈에 띈 건 1956년이었다. 하와이 북서쪽에 위치한 미드웨이 환초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당시 처음으로 Z333이라는 번호가 새겨진 띠를 부여 받았다.
레이산 알바트로스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위즈덤’의 이런 ‘꾸준함’은 이 종의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미드웨이 환초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의 생물학자인 조나단 플리스너는 ‘위즈덤’이 이번에 낳은 알이 4년 만에 낳은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래서 더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운이 따른다면 어쩌면 내년에도 새끼를 또 볼 수 있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출처 ‘USFWS’.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