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수술’ 김하성은 건재함 증명 뒤 다시 FA 시장 나갈 수 있고 템파베이는 트레이드 카드 활용 가능성
![김하성의 탬파베이 레이스 입단이 공식 발표됐다. 구단에서 진행한 화상 기자회견. 사진=기자회견 영상 캡처](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06/1738823377135826.jpg)
김하성은 2025시즌 탬파베이 구단으로부터 1300만 달러(약 190억 원)를 받고, 2026년에는 1600만 달러(약 234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올해 325타석에 서면 200만 달러(약 29억 원)를 추가로 받는다. 이는 저비용 고효율의 ‘스몰마켓’(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연봉 총액이 28위) 운영을 해온 탬파베이 구단 역사상 다섯 번째로 큰 FA 계약이고, 김하성은 올 시즌 팀 내 최고 연봉 선수 대열에 올라섰다.
김하성과 탬파베이의 계약 내용이 알려지자 야구계에서는 “김하성한테 굉장히 유리한 계약”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김하성은 2024년 10월 13일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봉합 수술을 받았다. 시즌 막판 경기 중 슬라이딩을 하다 어깨를 다쳤고, 재활로 버티다 수술을 결정한 것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개막전부터 뛸 수 없다. 그럼에도 탬파베이 구단은 올 시즌 1300만 달러의 연봉을 지급한다. 이와 관련해 MBC 스포츠 플러스 정민철 해설위원은 유튜브 ‘썸타임즈’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김하성이 5월 초나 중순에 복귀한다고 해도 제 기량을 발휘하려면 7월은 돼야 한다. 탬파베이 구단이 기다리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김하성은 3, 4개월을 뛰고 1300만 달러를 받는 셈이다. 이건 굉장히 큰 규모의 계약이다. 다른 팀도 아닌 탬파베이 구단이 김하성에게 이런 계약을 안겼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탬파베이의 에릭 니엔더 사장은 4일 진행된 기자들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김하성 계약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김하성이 완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라 약간의 위험은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의 재활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협력해 정보를 얻었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선수 측에) 적절한 계약 조건을 제시하며 확신을 주는 건 오히려 쉬웠다.”
어깨 수술을 받은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왔을 때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수술하지만 않았다면 계약 기간 6년에 1억 달러 이상의 몸값을 기록할 수 있는 김하성이었지만 2025시즌 당장 뛸 수 없는 몸 상태의 선수한테 거액의 계약을 안기기란 어려울 거란 예상 때문이었다.
실제로 김하성에게 관심을 보인 팀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 여러 팀들로 나타났지만 계약 체결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탬파베이 레이스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선수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탬파베이는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관심을 보인 팀들 중 한 팀이었다”면서 “선수의 재활과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구단과 에이전트 사이에 구체적인 조건들이 오갔다”고 설명했다.
김하성 측은 다년 계약보다 단기 계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부상과 수술을 경험한 선수이다 보니 좋은 내용의 계약을 맺기 어렵고, 그렇다면 1+1년 정도의 단기 계약과 옵트아웃을 받아들이는 팀과 계약을 맺고 싶어 했는데 이런 내용을 탬파베이 구단이 수용한 것이다.
![일부에선 김하성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06/1738823539244397.jpg)
김하성과 탬파베이와의 계약이 알려진 후 미국 현지 매체에서는 김하성의 복귀 시기를 5월 말이나 6월 초로 예상했지만 선수 측에선 4월 말 또는 5월 초라고 귀띔했다. 이 내용은 김하성이 4일 화상 인터뷰에서 “(수술한) 오른팔 상태가 정말 좋다는 소견을 들었다. 순조롭게 재활을 소화하고 있다”면서 “4월 말에서 5월 초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으로 재확인할 수 있었다.
김하성은 올 시즌 325타석을 넘기면 200만 달러 보너스를 받는다. 건강한 몸 상태에서 빨리 복귀한다면 팀과 선수한테 모두 이득이다.
탬파베이의 에릭 니엔더 사장도 화상 인터뷰에서 “비록 김하성이 개막전에는 나서지 못하지만 우리가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있을 때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김하성의 조기 합류를 기대했다. 또한 니엔더 사장은 “우리가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그 이상을 위해 경쟁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전했다.
일부에서는 올 시즌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예상일 뿐이다. 탬파베이는 그동안 주축 선수들의 연봉이 상승하기 전에 미리 트레이드하는 전략을 자주 사용했던 팀이다. 블레이크 스넬, 윌리 아다메스, 타일러 글래스나우 같은 선수들이 FA가 되기 전에 모두 팀을 떠났는데 김하성이 복귀 후 건재함을 증명하고,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다면 ‘김하성 트레이드’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서 선수 측은 ‘트레이드 카드’ 운운 자체가 지금 상황에선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라 답변하기도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탬파베이에는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유격수 유망주를 보유하고 있다. 바로 2003년생 21세 나이의 카슨 윌리엄스다. 팀 내 유망주 랭킹 1위인 윌리엄스는 빠르면 2025시즌 후반, 또는 2026시즌 빅리그 데뷔가 유력하다. 구단 입장에서는 김하성이 카슨 윌리엄스 데뷔할 때까지 유격수 포지션을 맡아주길 기대할 것이다.
한편 김하성은 탬파베이에서도 등번호 7번을 달고 뛴다. 원래 7번은 올해 빅리그 3년차인 내야 유틸리티 선수 호세 카바예로가 달았는데 김하성한테 7번을 양보하고 자신은 77번을 선택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