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야구부 아닌 클럽 출신으로 고교 검정고시 통과…스카우터 “체형 굉장하고 힘 엄청났다”
![2008년생 어린 선수인 이현승이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을 맺어 관심이 집중됐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https://storage3.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06/1738823762575344.jpg)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 야구부에 입학한 이현승은 1학년까지 신월중학교 야구부 선수로 뛰다가 학교 야구부를 나오게 된다.
“현승이가 유격수를 뛰고 싶어 하는데 그 포지션 경쟁자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친구들과 경쟁하는 상황도 부담스러워했다. 현승이는 야구를 더 재미있고 즐겁게 하고, 또 유격수로 뛰고 싶다는 생각에 주위의 만류에도 학교 야구부를 나와 은평BC라는 클럽팀에 들어갔다.”
은평BC에서의 이현승은 날개를 단 듯 급성장했다. 중학교 3학년 나이에 2023년 8월 클럽야구팀 은평BC 소속 선수로 서울디자인고와 연습 경기에 나선 이현승은 고등학교 야구부 선배들을 상대로 홈런 두 개를 때렸다. 그런데 이 경기를 지켜본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터가 있었다. 바로 피츠버그 파이리츠 아시아 담당 김태민 스카우터였다. 김태민 스카우터는 이현승의 활약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한다.
“중학교 선수의 체형이 굉장했다. 키가 183cm, 체중이 85kg였다. 힘이 엄청났다. 그 경기를 보고 이현승을 계속 관찰했고, 이후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해 구단에 보고했다. 이현승은 야구를 위해 고교 진학을 하지 않았다. 학교 수업보다 야구에 더 전념하고 싶어 할 정도로 의지가 대단하다. 그 의지가 처음 만난 날부터 계약할 때까지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나이가 어리지만 중심이 단단한 선수다.”
아버지 이 씨에 의하면 이현승이 중학교 진학 후 키가 20cm 가까이 성장했다고 한다. 큰 체형과 뛰어난 운동 신경 덕분에 공격과 수비에서 탁월한 경기력을 선보인다. 이걸 피츠버그 구단에서 놓치지 않고 잡아낸 것이다.
고교 진학 대신 이현승은 고교 졸업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중학교 졸업 후엔 서울HK 야구단에 들어가 부족한 부분은 전 SK(SSG) 내야수 출신 나주환 코치로부터 개인 레슨을 받았다.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출국한 이현승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은 루키 선수들과 도미니카 서머리그를 소화하며 피츠버그 캠프에서 야구와 수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아직은 먼 일이지만 나중에 이현승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싶어 한다면 KBO 규정이 어떻게 적용될지 궁금했다. 현재 KBO 규약 107조 1항에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이상 재학하고 KBO리그 구단 소속 선수로 등록한 사실 없이 외국 프로 구단과 계약한 선수는 외국 프로 구단과의 당해 계약이 종료한 날로부터 2년 동안 KBO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KBO의 한 관계자는 “이현승이 중학교 졸업 후 고교 진학을 하지 않고 해외로 나갔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이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규정에 ‘고등학교 이상 재학’이라고 명시가 돼 있는 터라 이현승은 이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아버지 이정호 씨는 “(이)현승이는 미래의 일을 생각하기보다 현실의 야구에 집중하자는 마음뿐”이라며 “어린 나이라 지금은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 데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