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업황 부진에 영업이익률 감소세, 성장성 의문…‘홍콩반점’ ‘연돈볼카츠’ 구설수 등 악재 겹쳐
![2024년 11월 6일,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더본코리아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 제공](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07/1738907570057327.jpg)
더본코리아는 코스피 상장 당일인 2024년 11월 6일 5만 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인 3만 4000원을 크게 웃돌며 화려하게 시장에 데뷔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2월 3일에는 종가 기준 3만 원대까지 무너지며 2만 9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락업(의무보유) 해제로 주식 물량이 풀리는 악재도 겹치게 됐다. 2월 6일부로 기관투자자의 3개월 의무보유확약이 끝나면서 총 발행주식 중 2.6%(38만 2935주) 락업 물량이 풀리게 됐다.
상장 이후 6개월 뒤에도 물량이 풀린다. 기관투자자의 6개월 의무보유확약으로 락업된 주식은 28만 2600주로 총 발행주식의 1.9%가량이다. 최대주주, 등기임원, 특수관계인의 의무보유도 끝난다. 최대주주인 백종원 대표는 보유주식(879만 2850주, 60.78%) 중 263만 7855주(18.23%)에 대해 6개월 락업을 걸었다. 나머지 주식의 의무보유 기간은 2년 6개월이다. △강석원 대표(207만 6660주, 14.36%) △백 대표 친인척 박준상 씨(4만 920주, 0.28%) △일반투자자 12명(11만 400주, 0.76%)의 의무보유 기간도 6개월이다.
무엇보다 경기 침체와 국내외 정세 불안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기업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본코리아가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별도 기준 매출은 △2021년 1765억 원 △2022년 2633억 원 △2023년 3881억 원으로 상승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170억 원 △2022년 233억 원 △2023년 239억 원,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0% △2022년 9.1% △2023년 6.2%로 주춤한 상황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가격을 많이 인상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내수 시장만으로는 한계이다 보니 업계가 전반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더본코리아는 2월 7일 기준 해외 14개국에 진출해 14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더본코리아의 주력 매출처는 국내다. 더본코리아의 2023년 해외 매출은 45억 원으로 전체 매출(3881억 원)의 1.17%에 그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해외 매출은 22억 원으로 전체 매출(2113억 원) 대비 1.05%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심은주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을 통한 해외 점포 수 확장, 글로벌 K소스 제조 및 유통 사업 확장 등 중장기 사업 방향성이 확고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제한적인 해외 매출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최소 2~3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본코리아 중식 프랜차이즈 ‘홍콩반점0410’ 점바점 논란이 붉어지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직접 점검에 나섰다. 사진=유튜브 채널 ‘백종원’ 갈무리](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07/1738907632050306.png)
더본코리아에서 백종원 대표가 차지하는 위상은 단순히 대표 이상이다. 백 대표에 대한 신뢰도가 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각종 구설수에 휘말렸다.
더본코리아가 설 명절을 맞아 출시한 통조림 햄 ‘빽햄 선물세트’에 대한 가격·품질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더본코리아는 온라인 쇼핑몰 ‘더본몰’을 통해 빽햄 200g 9개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2만 8500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스팸 200g 9개 세트가 최소 2만 1000원대에 팔리고 있다.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이 85.4%로 스팸(92.4%)보다 적다는 점도 지적됐다. 백종원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빽햄 선물세트 구매를 권유하기도 했다.
백종원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백 대표는 “후발 주자라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45% 할인해도 세트당 1500원밖에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함량에 대해서는 “부대찌개용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감칠맛을 위한 양념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중은 냉담한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영상 댓글을 통해 “경쟁력 하나 없는 상품을 오직 백종원 하나 보고 사는 셈”이라며 “공장이 부족해 단가가 높으니 어쩔 수 없다는데 소비자한테 떠넘기는 배짱 장사를 한다”고 비판했다.
더본코리아 중식 브랜드 ‘홍콩반점0410’에 대한 ‘점바점(점포 바이 점포, 점포별로 맛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 문제도 불거졌다. 백종원 대표는 기습 점검을 하고 매장에 레시피가 나오는 주방 모니터를 설치하는 등 개선에 나섰다. 백종원 유튜브 채널에 2024년 6월 게시된 코너 ‘내꺼내먹’ 홍콩반점 2편에서 백 대표는 “레시피대로 하면 문제가 안 되는데, 그걸 안 보니까 문제”라고 말했다. 당시 누리꾼들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빽햄 논란 이후 여론이 바뀌었다. 2025년 1월 게시된 홍콩반점 3편 댓글에 “가맹점 관리가 잘 안 되는 거면 결국 본사 잘못 아니냐” “형편없는 점주를 받아주는 것도 본사와 책임자가 무능한 것” 등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 본사에 대한 비판도 생겼다.
연돈볼카츠 일부 가맹점주와 더본코리아 본사 간 갈등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가맹점주들은 2024년 6월 더본코리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더본코리아 본사가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에게 매출과 수익률을 허위 과장했다는 것이 신고 요지다.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백종원의 ‘오너 리스크’는 예견된 일이라는 견해도 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백 대표가 연돈볼카츠 사태에 대해 본인과 회사의 책임은 없고 점주에게 잘못이 있다는 식으로 발언해 왔다”며 “이번 빽햄 사태도 마찬가지로 대표, 회사의 잘못은 없다는 식으로 해명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실망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더본코리아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유튜브 채널을 통한 해명 외에는 추가로 답변을 드리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