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인·공무원 급여 지급 중단될 수도…젤렌스키 결사항전에 트럼프 ‘수익 최대화’ 맞불

우크라이나 천연자원 및 인프라 수익 50%를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공동 소유한 기금에 투입하는 것이 광물협정 기본 골자다. 우크라이나는 광물협정에서 ‘절반’을 떼어주는 대신 미국이 자국 안전보장에 적극 개입하길 원했다. 트럼프 행정부 생각은 달랐다. 안전보장을 전제하지 않은 조속한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담 현장에서 ‘발끈’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면박을 주며, 그를 백악관에서 쫓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합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빠질 것”이라면서 “우리가 빠지면, 당신은 끝까지 홀로 싸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월 3일(미국시각) 미국 국방부 익명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평화를 위한 성실한 약속을 입증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할 때까지 미국이 현재 제공 중인 모든 군사원조를 멈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비행기나 배편을 통해 폴란드를 비롯한 제3국에서 대기 중인 우크라이나행 물자 등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을 선언한 셈이다.

G7 주도 500억 달러 비상수입가속화(ERA) 대출 가운데 미국 부담 200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빌려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차관은 동결된 러시아 국채 자산 수익금을 통해 충당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차관이 이뤄질 당시, 트럼프 행정부 ‘황태자’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미 정부효율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우리가 이미 얼마나 보냈느냐”면서 “이것은 미친 짓을 넘어선 것”이라고 격분했다.

러시아 현지 소식통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금액은 별도”라면서 “200억 달러 차관은 결국 우크라이나의 행정, 공공, 안보 인프라에 숨을 붙여놓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순풍을 만났던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사실상 비상사태에 돌입한 형국”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군인들이나 공무원 월급으로 나가야 할 돈을 지원할지 여부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가 재검토 및 재편성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비상상황을 맞았다. 미국이 지원한 돈은 우크라이나 공공시스템 산소호흡기나 다름없다. 그 호흡기를 떼면, 내부적인 사기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 최대 불안요소를 트럼프 행정부가 건드린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립으로 내부 지지 결속뿐 아니라 국제사회 동정여론을 확산시킬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전적인 어려움을 애국심 고취를 통한 ‘깃발 결집효과’로 해결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는 얘기가 뒤를 잇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상을 통해 브릭스 통화 구축을 막아내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직 외교가 관계자는 “젤렌스키는 고육책을 써서라도 ‘미국 중심 안전보장’ 메시지를 피력해야 했고, 트럼프는 젤렌스키 고육책을 받아치는 한편, 향후 러시아와의 협상을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했다.


바르토시 치호츠키 전 주 우크라이나 폴란드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본능에 크게 의존하고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다”면서 “복종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