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해외진출, 탐앤탐스 저가커피 론칭 성과 미미…“가격·특색 경쟁력 없이 소비자 이탈 못 막아”
소비자들은 고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품질’과 ‘분위기’를 택하거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가성비’를 택하는 등 기호와 소비에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아메리카노·카페라떼 등 기본 상품 기준 3000~4000원대인 ‘중간 가격’ 포지션에서 영역 굳히기에 사실상 실패한 토종 커피기업 ‘이디야커피(이디야)’나 ‘탐앤탐스’ 등은 소비자들의 계속된 이탈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0년 전국에서 폐업한 카페 수는 7944곳이었으나 2022년에는 1만 439곳, 지난해에는 1만 2242곳으로 늘었다. 서울로 한정해보면 2023년 한 해 동안 5544개 카페가 신규 창업, 5062개가 폐업해 창업과 폐업 건수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2022년 기준 서울지역 커피·음료 업종의 3년 평균 생존율은 51.9%, 5년 생존율은 더 낮은 34.9%였다.
이런 상황에서 2000원 안팎의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는 빠른 증가세를 보여 주목된다. 생활물가 전반이 뛰면서 커피만큼은 저렴한 프랜차이즈를 찾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을 이끌고 있는 ‘메가MGC커피(메가커피)’의 전국 매장 수는 2020년 1184개에서 2022년 2156개로 급격히 늘더니 2024년에는 3000개를 넘었다. ‘컴포즈커피’ 가맹점 숫자는 2020년 725개에서 2024년 2571개로 3.5배, ‘빽다방’은 같은 기간 721개에서 1584개로 급증했다. 여기에 ‘더벤티’ ‘매머드익스프레스’ 등이 매장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장 내 포지셔닝(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의 정확한 위치를 인식시키는 것)에 실패한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실적은 최근 곤두박질치고 있다. 저가 커피 브랜드에 비해 상품 가격은 높지만 전체적 서비스나 제품에선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해 소비자들의 외면이 확산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소비침체 상황에서 가성비를 추구하는 많은 소비자들이 저가 브랜드로, 매장 분위기나 고가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는 고가 브랜드로 몰려갈 수밖에 없다”며 “중간 가격대 브랜드들은 별다른 특색이 없는 한 선택받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대표 사례는 ‘이디야’다. 2021년 이디야 연간 매출은 2434억 원, 영업이익은 190억 원이었으나 다음 해 영업이익은 100억 원(매출 2778억 원), 2023년 영업이익은 82억 원(매출 2434억 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015년 12.1%였으나 2020년에는 6.3%, 2023년에는 3%까지 떨어졌다.
중가 커피에 속하는 탐앤탐스는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2019년 탐앤탐스의 연간 매출은 693억 원, 영업이익 17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 매출은 554억 원, 영업손실을 35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후 2021년 영업손실 72억 원, 2022년은 30억 원의 적자를 냈다. 탐앤탐스의 가맹점 및 직영점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 2020년 349곳에서 2021년 344곳, 2022년 315곳, 2023년에는 277개로 줄었다.
기본 5000원대로 이디야·탐앤탐스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커피빈코리아’ 상황도 좋지 않다. 커피빈 매장 수는 2019년 291개에서 2020년 279개, 2022년 238개, 2024년에는 228개로 꾸준히 감소했다. 수익성도 악화돼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은 약 15억 원으로 전년 약 25억 원 대비 38.1%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외면에 다급해진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나름의 타개책으로 고군분투 중이지만 대체로 역부족이다. 이디야는 지난해 배우 변우석을 모델로 발탁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스타 마케팅을 시작했다. 해외시장에도 눈을 돌려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 1호점을 오픈, 올해는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리브랜딩(제품이나 상품 이미지를 새롭게 바꿈) 계획도 선언했지만 1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디야가 최근 배우 변우석을 내세운 건 20·30대 젊은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이들에게 브랜드 어필은 되겠지만 구매 전환과 매출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며 “부진했던 투썸플레이스 매출이 디저트로 반등하고 빽다방이 합리적인 가격의 베이커리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이디야만의 ‘무언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커피빈은 고가 전략을 내려놓고 지난해 수도권 주요 매장 중심으로 음료 ‘반값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2월부터 일부 매장에서 상시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매장은 ‘펫 프렌들리’ 매장으로 운영, 반려견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방석과 식기, ‘퍼푸치노(강아지용 커피)’ 등 반려견을 위한 특화용품과 메뉴를 판매 중인데 ‘호불호가 갈리는 전략’이란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이영애 인천대 교수는 “특화매장 운영은 특정 지역에 편중되거나 일부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점에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커피가 일상 소비재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