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두목 변신한 ‘자선사업가’ 결국 FBI에 체포…살인··갈취·인신매매 혐의도 받아

크립스는 1969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설립된 미국 최대 규모의 갱단 중 하나로, 주로 파란색 의류를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주요 경쟁자는 붉은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하는 ‘블러드(Bloods)’ 갱단이다. ‘롤린 60s’는 크립스의 가장 큰 하위 조직 중 하나로, LA의 남중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헨리는 1980년대 ‘롤린 60s’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오리지널 갱스터(O.G.)’로 불리며 LA 갱 문화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여겨져 왔다. 그는 13년간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후 갱 문화에서 벗어나 청소년 멘토링과 지역사회 활동가로 변모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으며, 랩퍼 니프시 허슬(Nipsey Hussle)의 매니저이자 멘토로도 활동했다.
미 연방검찰은 성명을 통해 헨리가 크립스 갱의 ‘롤린 60s’ 파벌 18명의 조직원 중 한 명으로, 마약 밀매, 공모, 무기 범죄 등 다양한 연방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이번주 10명의 갱단원이 체포됐으며, 헨리와 또 다른 1명은 처음에는 도주 중이었으나 FBI는 3월 19일 저녁 X(구 트위터)를 통해 두 사람 모두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헨리는 수사관들이 ‘빅 유 기업’이라고 명명한 범죄 조직의 배후 인물로 지목됐으며, 그가 설립한 반 갱단 자선단체 ‘디벨로핑 옵션스’에 대한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미국 검찰은 이 단체가 “사기 목적의 위장 단체이자 법 집행기관의 의심으로부터 조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헨리의 활동은 샤킬 오닐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파워 포워드 드레이드먼드 그린이 그의 비영리단체 ‘디벨로핑 옵션스’에 각각 2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스포츠계와도 연결됐다. 당국은 헨리가 비영리단체에서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 이상 기부금을 횡령하는 사기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린은 2019년 8월 디벨로핑 옵션스에 수표를 작성했으며, 2만 달러 전액 헨리의 개인 당좌 계좌로 이체됐다. 샤킬 오닐 역시 디벨로핑 옵션스와 크렌쇼 램스 청소년 스포츠팀을 위한 수표를 작성했으나, 대부분이 헨리의 계좌로 들어갔다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헨리는 또한 자신의 레코드 회사인 ‘유닉 뮤직’에 소속된 신예 래퍼의 2021년 살인 사건에 연루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원 문서에서 ‘R.W.’로 식별된 이 래퍼는 라스베이거스 스튜디오에서 헨리에 대한 “명예훼손 노래”를 녹음한 후 헨리에 의해 총격을 당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R.W.의 시신은 네바다 사막의 인터스테이트 15번 고속도로 옆 도랑에서 발견됐다.
또한, ‘A.B.’로만 식별된 프로 복서가 NBA 선수들을 상대로 조작된 주사위 게임에서 수백만 달러를 사기쳤다는 혐의도 제기됐다. 헨리는 부하들을 보내 복서를 ‘혼내주고’ NBA 선수들의 돈을 되찾게 했다고 한다. 헨리는 이 복서가 현역 NBA 올스타에게 150만 달러(약 20억 원), 전 NBA 올스타에게 500만 달러(약 67억 원)를 사기친 후 자신과 ‘마찰을 빚었다’고 말했으며, 선수들로부터 돈을 되찾는 대가로 10만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헨리가 마피아 보스처럼 조직을 운영하며 ‘롤린 60s’ 및 다른 거리 갱단과의 오랜 연관성과 지위를 이용해 로스앤젤레스의 사업체와 개인들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협조 증인에 따르면, NBA 선수들이나 유명인들이 파티나 행사에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헨리의 승인을 받아야 했으며, 유명인들은 헨리에게 보호와 승인을 위한 돈을 지불해야 했다. 증인은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빅 유 기업’ 보복에 직면해야 했다”고 한다.
헨리는 갈취, 강도, 성 노동자 매매 및 착취, 사기, 불법 도박 등을 포함한 범죄 활동을 조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 구호 대출을 위해 유닉 뮤직에 대한 사기성 신청서를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58세의 헨리는 RICO(조직범죄처벌법) 혐의로 최대 20년 징역형에 직면해 있으며,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헨리의 변호사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