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전 논의 속 거래 늘고 매물 줄어…사실상 수도 이전? 헌재 판단이 변수

시장 상황도 거래가 늘고 매물이 줄어드는 상승장 직전의 모습이다. 직방 자료를 보면 세종시의 3월 거래량은 687건으로 1월 대비 2.6배, 거래총액은 3510억 원으로 무려 2.8배 증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을 보면 4월 16일 기준 세종 아파트 매물 수는 6836건으로 한 달 전(7727건)과 비교해 11.6%(891건) 줄었다.
한국부동산원 3월 전국 주택 가격 동향조사에서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가 등장하며 반전 조짐이 꽤 뚜렷하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기 전부터 이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 등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영향이다. 이미 세종시에는 제2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분원)이 조성되고 있다.
진정한 대통령실 이전은 집무실을 포함해 관저,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 감사원 등 관련 기관과 시설의 동반 이동을 뜻한다. 대통령 경비를 담당하는 수도방위사령부의 전부 또는 일부, 국가위기관리센터, 합동참모본부 연계 시설은 물론 공군 1호기 전용 활주로와 기지도 필요하다. 엄청난 수의 인력이 대통령과 함께 세종시로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헌법과 시간이다. 2004년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계획에 대해 “수도를 옮기려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세종시로 가면 사실상의 수도 이전으로 다시 헌재의 판단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헌재가 위헌이라고 판단한다면 대통령 관련 시설은 서울에 남아야 해 세종 집값 상승 기대는 한순간에 꺼질 수 있다.
시간도 문제다. 이번 대선은 6월 3일에 치러지고 새 대통령은 당선 확인 직후 즉각 취임한다. 현재의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집무실은 서울이나 세종시 정부청사를 사용할 수 있지만 거주 공간은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어느 곳이든 용산으로 옮겨진 대통령 관련 인프라를 옮기는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 있고, 세종시라면 더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다.
헌재가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을 수도 이전으로 판단하지 않고, 신임 대통령이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을 강행한다면 세종시는 물론 충청권 집값 전체가 크게 들썩일 가능성은 존재한다. 대통령실과 관련된 새로운 인구 유입과 서울 중심이었던 국가 교통 인프라의 재편 등은 세종시 부동산의 수요를 크게 높일 만하다. 새로운 ‘수도권’ 건설에 대한 개발 수요가 만들어지며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붐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방 균형발전과 내수부양 효과를 감안하면 대선을 앞둔 정치권으로서는 탐낼 만한 재료다.
최열희 언론인 mas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