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지분 70% 육박, ESG 관점에서 문제…해외진출 주도 전문경영인 송종화 대표 영향력 커질 듯
#복귀 3년 만에 사임한 까닭
교촌에프앤비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 권원강 회장이 교촌에프앤비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2022년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에 복귀한 지 3년 만이다. 앞서 권 회장은 친인척의 갑질 논란으로 2019년 3월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이사회 복귀 후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권 회장은 임기 만료일을 1년 앞두고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권원강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에는 권 회장이 최대주주라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권 회장의 교촌에프앤비 지분율은 69.2%에 달한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주식회사의 3권 분립체제에 근거해 보다 균형 있는 의사결정 및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사임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대학 학장은 “최대주주가 이사회 임원이 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다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지배구조 관점에서 윤리적이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권원강 회장은 2022년 3월부터 2024년 초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2024년 3월 이사회 의장 자리는 권 회장에서 송종화 대표로 교체됐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말 33.3%에서 현재 57.1%로 높아졌다. 교촌에프앤비 정관에 따라 사외이사는 이사회 총 인원의 4분의 1(14.3%)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교촌에프앤비 이사회 정원은 3인 이상 10명 이내다.
이사회에서 송종화 대표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송 대표는 2003~2012년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와 사장으로 재직한 뒤 퇴임했다가 2023년 9월에 회사에 복귀했다. 송 대표는 사장 시절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한 인물이다.

권원강 회장은 교촌에프앤비 회장 직함은 그대로 유지한다. 앞서의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회장과 최대주주로서 주요 역할을 수행하며 회사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창업주가 활발히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제너시스BBQ(BBQ) 창업주인 윤홍근 회장은 제너시스BBQ 사내이사다. 제너시스BBQ는 윤 회장 동생인 윤경주 부회장이 지난해 2월 대표로 선임됐다가 사임했다. 현재는 심관섭 전 미니스톱 대표가 지난해 7월부터 이끌고 있다. 지앤푸드(굽네치킨) 창업주인 홍경호 회장이 2019년 10월부터 사내이사로 활동해오다가 올해 1월 대표이사로도 취임했다.
#교촌에프앤비, 해외사업은요?
교촌에프앤비는 한때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 1위 업체였다. 2021년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5000억 원을 넘겼다. 2022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 5175억 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23년부터 기세가 꺾였다. 교촌에프앤비 매출은 2023년에 4450억 원, 지난해 4808억 원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경쟁사인 다이닝브랜즈그룹(bhc)과 제너시스BBQ의 매출은 각각 5127억 원, 5061억 원이었다.
지난해에는 수익성도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교촌에프앤비 영업이익은 154억 원으로 2023년(248억 원)보다 37.8% 줄었다. 가맹지역본부(지사)의 직영 전환에 따라 일회성 비용이 약 230억 원이 발생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23개의 가맹지역본부를 직영으로 전환했다. 기존엔 각종 원재료와 부자재를 본사가 전국 각지의 가맹지역본부를 거쳐 가맹점주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IBK투자증권은 1분기 교촌에프앤비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대비 5.2% 줄어든 113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측했다.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에 따른 고정비가 올해 1분기에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다만 2분기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통합 관련 비용이 앞으로는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수익성 회복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교촌에프앤비가 매출 5000억 원, 영업이익 500억 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해외사업 매출은 지난해 기준 194억 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의 4%에 그치고 있다. 해외 법인은 수익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법인의 순손실은 2023년 13억 원에서 지난해 30억 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 법인 순이익은 7억 원에서 3425만 원으로 감소했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투하 자본 없이 빠르게 점포수를 늘릴 수 있어 MF 방식을 많이 택한다”며 “프랜차이즈는 매장별로 동일한 맛을 내는 게 중요한데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앞서의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기존 진출국 매장의 확장은 물론, 신규 국가 및 지역을 추가 개발하는 등 글로벌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