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방식 개편에 외국인 쿼터 폐지까지…4강 중 3팀이 사우디

리그 스테이지에서 강력함을 자랑하던 알힐랄, 알아흘리, 알나스르 등 3팀은 동아시아팀을 만난 8강 무대에서도 낙승으로 3강에 진출했다. 이들 모두 제각각 8강 경기에서 3골 이상을 득점했다.
세계적 명성의 스타들이 제몫을 펼쳤다. 알힐랄 미드필더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세르비아)는 광주의 미드필드를 유린했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었을 뿐 아니라 공수 균형 잡힌 밸런스를 선보였다.
알아흘리, 알나스르의 스타들도 이름값을 증명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단골 손님이던 리야드 마레즈(알제리), 호베르투 피르미누(브라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등이 모두 골맛을 봤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 J리그의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유일하게 4강에 올랐다. 카타르의 알사드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3-2 승리를 거뒀다.

먼저 대회 기간이 달라졌다. 유럽이나 중동 리그와 같이 추춘제, 9월에 일정을 시작해 겨울을 지나 5월 초 결승전을 치르는 형태가 됐다. 봄부터 가을까지 시즌을 운영하는 한중일 등 동아시아 국가들로선 일정한 전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이전에 진행되던 조별리그는 '리그 스테이지'로 변경됐다. 이 또한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형태를 따랐다. 결승 직전까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가 나뉘여 운영되던 방식 또한 8강부터 '파이널 스테이지'로 불려 동서가 뒤섞이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 폐지다. 지난 2023-2024시즌까지 챔피언스리그는 '외국인 5명 + 아시아쿼터 1명'의 제한을 두고 있었다. 이에 지난 8강전에서 알힐랄은 자국 선수 2명만을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알아흘리도 2명, 알나스르는 3명이었다.
이 같은 변화는 당분간은 사우디의 독식이 예상되는 이유다. 사우디는 최근 스포츠 분야에 적극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국부펀드(PIF)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뉴캐슬을 인수하고 LIV 골프와 같은 투어를 출범하는 등 공격적인 태세를 취한다. 이번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의 사우디 3팀도 이들의 소유다.
사우디리그는 경쟁적으로 스타 영입에 열을 올린다. 2022년 연말 호날두가 알나스르 유니폼을 입은 시점을 전후로 스타 플레이어들의 '사우디 러시'가 이어졌다. 네이마르(브라질), 카림 벤제마(프랑스), 은골로 캉테(프랑스) 등 세계 최정상급으로 분류되던 이들도 사우디로 향했다.
상대에 비해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를 보이면서도 이를 극복해내던 광주도 사우디 바람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정효 감독도 경기 후 "피지컬,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8강부터 동서 아시아 리그의 팀들이 만나는 것으로 변경된 대회 방식도 사우디 강세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2014시즌부터 직전까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결승에서야 동서가 만나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이상윤 MBC 스포츠해설위원은 "사우디 팀들이 계속해서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규모가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까지 왔다. K리그는 외국인 출전 제한이 있어 제약이 있는 문제도 있다. 다음 시즌도 8강부터 사우디에서 열린다. 광주 경기를 보면 중립 구장이라지만 알힐랄 홈이나 다름 없었다. 환경적으로도 K리그 구단들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챔피언스리그 성적만을 위해서 K리그가 외국인 제한을 풀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구단들이 성적을 원한다면 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은 필요해졌다"고 덧붙였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