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아파트 100억 돌파, ‘똘똘한 한 채’ 선호 극단화…이재명 공급 확대책 집값에 어떤 영향 미칠지 주목

비교적 비슷한 흐름을 보이던 전국 아파트 값은 미국 발 금리인상 충격이 강타한 2022년 하반기부터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2024년 하반기부터 수도권 아파트 값은 반등을 시작하지만 지방은 지금도 여전히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내에서도 양극화는 진행됐다. 판교와 분당을 낀 성남 아파트 값은 빠른 반등을 보이지만 나머지 경기도 지역은 계속 횡보했다. 서울은 강북이 미약한 반등에 그친 반면 강남의 상승 탄력은 강력했다. 강북 중에는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이, 강남에서는 ‘남·초·파’(강남 서초 송파)가 상승 기울기가 두드러졌다.
극단적인 양극화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후폭풍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가운데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육룡’ 지역에 수요가 몰렸다. 자산가들은 금리 상승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미국 증시 급등으로 자본 소득도 크게 늘었다. 윤석열 정부가 다주택자 세 부담을 줄이고 투기지역 등 규제를 대거 해제한 영향도 컸다.
재건축 기준을 느슨히 한 것도 상당한 자극제가 됐다. 인플레이션으로 재건축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강남 등 핵심지역은 여전히 매력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빌라 전세 사기로 아파트 쏠림이 심해진 탓도 크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시도하면서 강남 등의 아파트 값 상승 불길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가 됐다.
시장의 관심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에게 쏠린다.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이상 의석을 가진 데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이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만큼 그의 공약들은 취임 직후 곧바로 법제화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 후보의 해법은 수요 억제가 아닌 공급 확대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5월 8일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라며 “집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투자 수단으로 부동산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길은 없다”며 “대신 ‘내가 좀 살아야겠다’는 곳에는 충분한 주거 공급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서울과 수도권의 공급 확대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2016년 공급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2017년 이후 서울 주택가격은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수도권 역시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5월~2019년 7월 신규 주택 공급이 많았지만 이후 1년여 동안 주택가격이 오히려 폭발적으로 올랐다. 공급이 늘어도 그에 따라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이다.
강남 등 특정 지역에 고가 아파트를 공급할 경우, 외지인의 수요까지 끌어들여 오히려 평균 집값을 끌어올리고 주변 시세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최근 지방 아파트는 매매가는 하락하지만 전세가는 오르는 현상이 뚜렷하다. 지방 아파트는 값이 많이 오르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매매보다 전세 형태의 주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 초읽기에 들어간 점도 변수다. 대출 여력이 늘면 그만큼 서울과 수도권의 고가 주택에 대한 수요를 부추길 유인이 된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