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차량과 같은 모델 구입해보니…내비게이션 기록 고스란히, 과자 봉지까지 그대로
사건은 영국 웨스트미들랜즈 솔리헐에서 발생했다. 집 앞에 세워둔 9년 된 혼다 시빅 타입 R 차량이 밤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던 것. 차량을 도난당한 이완 밸런타인(36)은 애지중지하던 자신의 차가 사라지자 큰 충격을 받았고, 즉시 경찰과 보험사에 도난 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사건 처리는 지지부진 느리게 진행됐다. 밸런타인은 가족과도 같던 차를 잃은 슬픔에 빠졌지만, 잃어버린 차를 되찾을 가망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밸런타인은 ‘야후 뉴스’ 인터뷰에서 “직접 차를 보러 갔지만 그때는 그게 내 차인 줄 몰랐다. 똑같은 차를 꼭 다시 갖고 싶다는 절박함 때문에 판단이 조금 흐려졌던 듯하다. 그래서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그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은 채 이 차량을 2만 파운드(약 3700만 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집에 오는 길에 곧 이상한 점들이 하나둘 발견되기 시작했다. 트렁크를 열어보니 예전에 사용하던 텐트 덮개와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이 그대로 있었고, 차 안에는 버렸던 과자 봉지까지 남아 있었다. 심지어 실수로 차안에서 깨뜨린 맥주병의 독특한 냄새까지 그대로 났다.
밸런타인은 “처음에는 그저 우연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갑자기 내비게이션 기록을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거기엔 내 집 주소, 부모님 댁 주소, 여자친구 집 주소,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방문했던 장소의 기록이 고스란히 있었다. 심지어 휴대폰을 연결하려는데 페어링할 필요 없이 새 기기로 인식되지 않고 즉시 자동으로 연결됐다. 그때서야 내 차라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즉시 경찰에 연락했고, 조사 결과 차량식별번호(VIN)가 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밸런타인은 “분명히 내 차였다. 원래의 VIN 번호를 찾아냈다”며 분개했다. 경찰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고차 딜러 역시 이 차량이 도난 차량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