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선호 강화 속 양극화 심화…규제 건드리기보단 서민 주거안정 지원 강화 예상

심지어 5년 전 18억 원, 10년 전 9억 6000만 원선이었던 서울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30억 942만 원으로, 처음으로 30억 원을 돌파했다. 10년 새 3배가 된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15년 5월 2100, 2020년 5월 2000, 2025년 2700선이다. 상위 20% 아파트(5분위)와 하위 20% 아파트(1분위)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도 5월 11.6배로 2008년 12월 관련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서울 핵심지역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는 ‘똘똘한 한 채’ 현상 때문이다. 이왕이면 가장 유망하고 가장 비싼 집을 사고 싶은 욕망이 작용한 결과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의 자산가들도 서울 아파트를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강남3구 아파트 구매자 중 서울 외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5.5%로 지난해 9~11월 17~18% 대비 크게 늘었다.
수요는 강한데 공급은 빠듯하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이 적지 않지만 공사비 분담금 상승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건축 부담금) 등으로 사업 진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재건축 조합과 건설업계는 재건축 부담금 제도 폐지 또는 손질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은 “재건축을 통해 과도한 이익을 누리는 것은 사회 공공을 위해 환원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를 지원하겠다면서도 분양가 상한제, 다주택 세 부담,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뜨거운 감자’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모두 과거 민주당 계열 정부 때를 대표하는 부동산 정책들이다.
재건축뿐 아니라 신규 주택 공급도 일정이 꼬였다. 서울과 주변에서 가장 빠른 공급 계획은 3기 신도시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9·21 주택 공급 대책에서 발표했지만 지난해 말까지 착공한 물량은 1만 1000가구로 전체 17만 4122가구의 6.3%에 불과하다. 3년 새 공사비 인상 등으로 전체 사업비가 29.7%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가격도 15~18% 가까이 올랐다. 인허가와 보상 차질에 공사비 급등까지 겹쳐 자칫 새 정부 임기 내에도 입주 완료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등장했다.

부동산 정책의 또 다른 수단은 세제와 금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단 세제에 대해서는 현상 유지를 공약했다. 다만 과세 표준을 어떻게 할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공시가격의 시가 반영 비율 조정 여부에 따라 실질 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역시 큰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가계부채 관리의 고삐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더 이상 완화하기 어렵다. 전체적인 규제를 건드리기보다는 공공 임대와 전세 보증 등 서민의 주거안정 지원 강화가 예상된다.
과거 민주당 계열 정부 때는 모두 집값이 크게 상승했다. 공교롭게도 민주당 계열은 정권 연장에 도전했던 17대 대선과 20대 대선에서 모두 패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달랐다. 중국발 호황이 부동산 시장을 달궜던 노무현 정부 때는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새롭게 도입하는 등 주로 금융규제 강화로 투기를 억제했다. 초저금리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문재인 정부 때에는 DSR 등의 금융규제도 도입했지만 세금 부담을 크게 높여 투기를 누르려는 정책이 더 강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