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유니폼과 와인 선물, 콤파뇨는 “실수할 수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월 27일 김천 상무와 전북의 K리그1 21라운드 경기였다. 콤파뇨는 2골을 몰아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문제는 이상윤 해설위원의 발언이었다. 그는 콤파뇨의 골 셀러브레이션 장면에서 '코쟁이'라는 단어를 외쳤다.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오해 받을 수 있는 말이었다.
논란은 곧장 이어졌다. 중계를 지켜보던 팬들의 항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방송사와 이 해설위원이 시청자, 팬들을 향해 사과에 나섰다. 이 해설위원은 자필로 쓴 사과문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구단 관계자를 통해 콤파뇨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콤파뇨는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를 준비하던 콤파뇨는 이상윤 해설위원을 웃는 얼굴로 맞이해줬다. 그는 "더 이상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렇게 찾아와 줘서 고맙다"며 "우리나라(이탈리아)에서도 그런 실수들은 일어나기도 한다. 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 해설위원은 사과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콤파뇨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다. 자신이 소장하던 한국 국가대표 유니폼과 와인 한 병, 직접 쓴 편지였다. 그는 "뭔가 주고 싶었는데 취향을 몰라 고르기가 어려웠다"면서 "콤파뇨의 고향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을 한 병 샀다. 좋아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콤파뇨는 가방에서 대표팀 유니폼이 나오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를 받아 들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실수는 해프닝으로 넘길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어져 오던 둘 간의 대화는 "앞으로 건강하게 좋은 활약하길 바란다"는 이 해설위원의 덕담으로 마무리됐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논란 이후 중계석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 이날 코리아컵 경기를 포함 이후로도 K리그2 경기 등 중계가 예정돼 있으나 나서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다 내 잘못이다"라면서 "정말 인종차별을 할 의도는 없었다. 과거 프랑스 리그에서 잠깐 뛰었던 적이 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정확히 알아들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경험이 있다. 분명 옳지 못한 일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런 말이 왜 튀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평소에 내가 자주 사용하던 말도 아니다. 경기가 끝나고 내가 그 말을 했다는 것을 잊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슨 말을 해도 핑계만 될 뿐이다. 반성하고 더 공부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콤파뇨를 만나고 나서는 길, 이도현 전북 단장이 이상윤 해설위원을 붙잡았다. 그는 "직접 오지 않으셔도 되는데 이렇게 마음 써주서 감사하다. 우리 구단은 괜찮다는 입장이다. 프로축구연맹에서도 문제 없냐는 연락이 왔고 우리는 괜찮다고 했다. 해설위원께서도 더 이상 너무 마음 쓰지 않으셔도 된다"며 그를 달랬다. 이 해설위원은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