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자동취소 수락률 반영 반발, 배달료 전면 개편도 불만…배민 “전체 수익은 높아졌다는 점이 핵심”

배달의민족이 8월 1일부터 ‘자동취소’ 건도 콜 수락률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콜 요청 알림(팝업창)이 떴을 때 라이더가 어떤 콜이 왔는지 1분 이내에 확인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콜이 취소된다. 기존에는 이런 자동취소(콜 흘리기)가 수락률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이 역시 ‘수락 거부’로 처리된다.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쉬려면 ‘신규배차’를 아예 꺼야 하지만, 이 경우 실시간 콜 현황을 확인할 수 없어 수요 파악이 어렵다는 원성이 나온다.
수락률이 중요해진 이유는 지난 4월 라이더 등급제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등급이 높을수록 콜을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데 라이더들이 최고 등급인 마스터 등급을 유지하려면 50% 이상의 수락률과 일정 배달 건수를 충족해야 한다. 한 라이더는 “라이더들은 돈을 버는 게 시간과의 싸움이라 쉬더라도 무작정 쉬는 게 아니라 콜이 얼마나 들어오고 있는지 계속 모니터링하며 페이스를 조절해야 한다”며 “팝업이 떠야 수요 유무를 알 수 있는데, 이를 흘리는 것도 수락률로 계산되면 사실상 쉬는 것도 어렵다. 결국 오토바이를 계속 움직일 수밖에 없고, 이는 사실상 강제 배차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올해 4월부터 배달료가 전면적으로 개편된 점도 갈등을 빚고 있다. 배달의민족 측에 따르면 지역별 최소배달료가 상향조정됐고 장거리 배달의 할증 요금이 강화됐다. 강원, 충청, 전라, 제주 등 시범지역에서 라이더들의 월평균 소득이 11% 증가했다는 데이터도 내놓았다. 그러나 최소배달료를 인상하는 대신 지역에 따라 2600~3000원이었던 바로배달(단건배달)은 종료하고 건당 2080~2280원인 구간배달(다건배달)로 통합되면서 결국 라이더들의 최소배달료가 낮아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배달료가 적용되는 거리 기준 역시 675m에서 1400m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중단거리 배달이 많은 수도권 라이더들은 장거리 할증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 감소가 현실화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라이더는 “배민에서는 오히려 단가가 올랐다고 말하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수입이 확연히 줄었다”며 “점심시간에 5만 원을 벌던 게 지금은 3만 원도 안 되고, 하루 평균 10시간 일해도 예전보다 훨씬 못 미친다. 이제는 15시간 이상 오토바이를 타야 예전 수준을 간신히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배달의민족은 최근 ‘5일간 260건 배달 시 최대 30만 원 추가 지급’ 혹은 ‘타임미션’ 등 라이더 대상 프로모션을 연이어 시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라이더들이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연히 속도를 높이게 되고 사고 위험도 커진다.
한 라이더는 “3시간에 10건을 채워야 한다는 미션이 부여될 경우 8~9건밖에 못 채우면 인센티브를 못 받는다. 콜이 계속 있는 게 아니라서 최대한 빨리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는다”라며 “미션을 수행하려면 콜을 빨리 배정받는 것이 그만큼 중요해지기 때문에 다들 라이더 등급과 수락률 요건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과속과 신호위반도 일상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라이더는 “햇볕과 헬멧이 뜨겁고, 도로 위에서는 차량 에어컨 열기까지 겹쳐 숨이 막힌다. 엘리베이터 없는 5층 건물을 오르내리면 기력이 너무 빠져 머리가 핑 돌 때가 있다”며 “도로 운전을 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온열질환이 큰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현장에서는 하루에도 몇 건씩 사고를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수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본 단가의 지속적 하락과 시간대·미션별로 달라지는 소득 구조로 인해 소득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 라이더들을 장시간 고강도 노동으로 내몰고 있다. 라이더들은 겉보기엔 자율성이 보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음 소득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구조 속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더 많은 콜을 수행하게 된다”며 “도급제 일감에도 적정한 최저 기준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배달 라이더에 뛰어드는 사람은 지난해 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라이더의 배달 업무를 지원하는 ‘배민커넥트’의 월 이용자 수(MAU)는 41만 9486명을 기록했다. 배달 서비스가 호황이던 팬데믹 때도 2022년 3월의 33만 명이 최고치였는데 이를 넘어섰다.
배달업계 산업재해 사상자도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물류를 담당하는 우아한청년들은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년 연속 산업재해 사상자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배달업체인 우아한청년들(527명)과 쿠팡이츠(241명)가 나란히 산재 사상자 수 1, 2위를 기록했다. 지난 7월 17일부터 체감온도가 33℃ 이상인 경우 근로자에게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시간을 부여하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됐으나 역시 아직 특수고용직까지는 확대되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의 한 라이더는 “다들 쉽게 배달업에 뛰어들고 있는데 구조적으로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 특히 배민은 예전에 라이더 친화적인 정책이 많았으나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된 후 그런 면이 많이 사라졌다. 배달료는 깎이고, 미션은 늘어나고, 수락률로 옥죄고, 보험 가입 의무화 규제도 사라졌다”며 “회사가 어려우면 상생 노력이라 생각하고 이해해 보겠는데 영업이익률이 15~20% 수준이다. 라이더들을 쥐어짜면서 플랫폼 기업이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의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매출 4조 3226억 원, 영업이익 640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대비 26.6% 증가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8.4% 줄었고 영업이익률 또한 14.8%로 2023년 20.5%와 비교해 5.7%포인트 감소했다. 쿠팡이츠와의 무료배달 경쟁으로 인한 지출 증가로 인해 외주 용역비가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익명을 원한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회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인 만큼 라이더들과 관련해 영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 같다. 신규 배차를 켜놓고 콜을 안 받는 경우는 어뷰징 혹은 영업방해로 간주될 소지도 있다”며 “낭비를 줄이고 효율화하는 과정에서 배달 단가가 낮아졌다고 느낄 수 있으나 수도권과 같은 밀집지역에서는 본인의 운영방식에 따라 단시간 내에 충분히 여러 콜을 소화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 성수기인 혹서기에 미션이 집중되는 이유도 기업 입장에서 수요가 몰릴 때 공급을 강하게 당기려는 수익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구간배달과 바로배달이 통합되면서 기본 운임이 낮아진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1건만 배달하던 구간에 여러 건을 함께 수행할 수 있어 전체 수익은 높아졌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지난 1년간 배달플랫폼노동조합과의 설문조사와 간담회 등 현장 의견 수렴을 거쳐 라이더·소비자·자영업자 모두가 만족하고 배달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배달료 통합 개편을 올해 2월 시행했다. 이후 4월에는 시간당 수익이 증가했다는 결과를 공식 보도자료로 발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