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감정선에 유려한 표현력 더해져…‘눈빛’만으로 안방극장 장악

1회에서는 사람을 살리는 응급의학과 의사 우소정이 조력 사망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그려졌다면, 2회에서 우소정이 조력 사망을 진행하기까지 끊임없이 환자를 위해 고뇌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의사가 됐지만 살아있는 것이 오히려 고통일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가장 최선이 무엇일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우소정은 자신이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환자에 한해서만 조력 사망을 제공한다. 마지막까지 최종 선택은 환자에게 맡기지만, 그러면서도 조력 사망을 택한 환자가 삶에 아쉬움을 남기지 않도록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환자로부터 받은 조력 사망 진행 비용은 모두 마리아복지병원에 기부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우소정은 말기암 시한부 환자 조현우(이민기 분)에게 연민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스며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조력 사망을 약속했지만 조현우가 눈에 밟힌 우소정은 밤새 뇌종양에 대해 알아보고,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시험을 권유해 보기도 한다. "난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덤덤히 고백하며 삶과 죽음 사이 의사와 환자의 입장을 떠나 깊이 고뇌할 수밖에 없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
이처럼 이보영은 감정 표현의 폭이 크지 않은 우소정이라는 캐릭터를 눈빛만으로 유려하게 담아내며 탄탄한 연기 내공을 거듭 입증했다. 일말의 여백도 남기지 않는 고밀도 열연을 펼치면서 섬세한 감정을 절제된 내면 연기로 풀어내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고 있는 이보영이 앞으로 펼쳐질 '메리 킬즈 피플'의 서스펜스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