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세 분리과세·대주주 비과세 기준 강화 논란…정부는 개편안 강행 전망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 증시 관련은 크게 세 가지다. 배당소득세 분리 과세와 대주주 비과세 기준 강화, 증권거래세 인상이다. 증권거래세 인상은 금융투자소득과세가 백지화된 데 따른 조치여서 이렇다 할 반대 여론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일반투자자를 중심으로 가장 큰 목소리가 나온 것은 대주주 비과세 기준 강화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혜택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
심종민 CLSA 연구원은 “상법 개정이 작동하려면 배당·상속세 인하 등 인센티브가 필요한데 이는 예상대로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조건이 많고 최고세율 35%는 대주주에게 매력적인 수준이 아니라서 배당성향을 높이기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득세법상 배당소득이 2000만 원 이상이면 종합과세 대상이어서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고 45%의 누진세율(지방세 제외)이 적용된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고배당기업의 배당소득은 2000만 원이 넘어도 3억 원까지는 20%, 3억 원 초과 시에는 35%의 분리과세를 2026~2028년까지 한시 적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일단 ‘고배당기업’ 요건이 까다롭다. 전년 대비 현금배당이 감소하지 않은 배당성향 40% 이상 기업 또는 배당성향 25% 이상 및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 증가 기업이다.
심지어 고배당기업 배당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때에도 일정 기준의 고배당기업 배당에 세제 혜택을 줬다. 당시 혜택을 보면 배당소득 원천징수율을 14%에서 9%로 낮추고, 배당소득이 2000만 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세 합산 대신 분리과세로 25%의 세율을 적용했다. 소득세법을 개정한 게 아니라 조세특례제한법에 해당 규정을 신설해 시행됐고 2015~2017년 3년간만 적용됐다. 일종의 ‘땜질’이었던 셈이다. 박근혜 정부 때와 비교하면 이번 세제개편안의 분리과세는 같은 ‘땜질’이지만 2000만 원 이하에는 혜택이 전혀 없다. 2000만 원 이상 3억 원까지 분리과세 세율은 5%포인트(p)가 낮지만, 3억 원 초과 분에 대해서는 10%p 높다.
종합하면 2000만 원 이하 배당소득이 대부분인 중산층 이하 일반 투자자들의 혜택은 전혀 없고, 3억 원 이상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대주주들의 혜택 역시 없다. 배당소득 2000만~3억 원 구간의 ‘상당한 부자’ 투자자들이 그나마 세율 인하로 수혜를 누리게 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규제를 통해 강제했다는 데에 있다. 박근혜 정부는 ‘배당 덜 하면 세금 더 내라’며 기업소득환류세제를 시행했지만 배당은 거의 늘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은 것이 상법 개정안이다. 배당을 포함한 주주 환원 확대를 꾀할 수 있는 기반이다. 배당소득 2000만 원 이하인 대다수 투자자들이나 배당소득이 종합과세 문턱인 2000만 원 언저리인 투자자들이 경영진을 상대로 배당 확대를 요구해야 상법 개정의 의미가 커진다. 2000만 원 이하 배당을 받는 이들과 배당수익 2000만 원 언저리인 투자자들의 혜택이 적으면 경영진에 배당 압박을 가하기 어렵다. 상법 개정 효과도 퇴색되기 쉽다.
#연말 증시 하락, 대주주 요건 때문일까?
지난 8월 1일 코스피가 2025년 들어 두 번째로 최악의 하루를 겪었다. 지난 4월 7일 하루에 5.57%가 급락한 ‘검은 월요일’에 이은 ‘검은 금요일’이다. 상당수 분석이 기획재정부의 세제 개편안 탓을 하면서 대주주 비과세 기준 강화를 거론했다. 이날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가 뚜렷했다. 기관은 전일에도 1조 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오히려 1조 60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단순하게 풀이하면 외국인과 기관은 차익실현, 개인은 저가 매수에 나선 셈이다. 이날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인해 우리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완전 비과세였던 미국과의 무역 조건이 주요 경쟁국인 유럽연합(EU)이나 일본과 같아졌다.
연말 주가 하락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이 배당락이다. 배당소득에는 과세가 되지만 대주주가 아니라면 주식양도차액은 비과세다. 연말에 세금 때문에 주식을 팔아야 하는 투자자는 배당소득이 종합소득과세 대상인 2000만 원에 걸치는 경우와 소득세법 상 ‘대주주’여서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이 되는 경우다. 전자와 후자가 연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기재부가 밝힌 세제개편안 자료를 보면 소득세법 시행령 157조 1항과 2항이 개정 대상이다. 기존 법령의 ‘50억 원’을 ‘10억 원’으로 바꾸는 것이 전부다. 지난 개정에서는 단일 종목 보유액 기준을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올리면서 기준을 ‘해당 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합’에서 ‘해당 주주’로 바꿨다. 이번 개정에서는 특수관계인 합산 여부에 대한 손질은 이뤄지지 않았다. 가령 5억 원씩 25억 원을 가진 주주 및 특수관계인들은 이번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월 1일 증시 폭락의 원인이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 대주주 범위 확대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하루이틀 주가 변동만으로 개편안을 다시 손보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대주주 기준은 물론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한 비판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