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원리 정면으로 거스르는 발언”…“신용사회 기반 무너뜨리는 것”

그는 “금리는 저신용자와 고신용자, 무산자와 유산자를 가르는 ‘차별의 기준’이 아니다”라며 “금리는 어디까지나 위험의 가격이다. 고신용자가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반대로 저신용자의 금리가 높은 것은 부도 위험이 크기 때문이지, 사회적 차별 때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빌릴 수 있는 만큼만 빌리고 성실히 갚아온 사람, 즉 자신의 신용도를 관리한 성실한 사람들이 대통령의 경제 몰이해 때문에 손해를 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100만 원을 빌려서 꾸준히 갚아온 고신용자가, 100억을 빌려 사기를 친 저신용자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치열한 신용 계산과 위험 관리가 필요한 대출 이자를 복지정책처럼 포장하면 금융은 무너진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약자를 위한다는 이름으로 금융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시장의 원리를 거스르는 순간 위기는 폭발하고, 그 피해는 결국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돌아간다”며 “제발 신용질서만은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속을 지키면 징벌받고 약속을 어기면 보상받는다면 누가 힘들게 약속을 지키려 하겠나”라고 이 대통령의 발언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임무”라면서도 “고신용자에게 이자를 높이고 저신용자에게 이자를 낮추자는 이 대통령의 방식은 틀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빌린 돈을 성실히 갚아 신용도를 높이면 오히려 이자를 올리고, 빌린 돈을 갚지 않아 신용도가 떨어지면 오히려 이자를 내려주는 정책은 신용사회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이 정책대로 하면 현실 세계에서는 금융기관들이 빌려준 돈 못 받을 위험도 크고 이자도 낮은 저신용자들에게 대출 자체를 꺼리게 되어 저신용자들이 대출 기회를 박탈 받고 더욱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최저신용자 보증부 대출 이자가 얼마인가”라고 물은 바 있다. 구 장관이 “15.9%”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어려운 사람 대출이 더 비싸다”며 “너무 잔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사가 초우량 고객에게 초저금리로 돈을 많이 빌려주는데 0.1%만이라도 부담을 조금 더 지워 금융기관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15.9%보다 좀 더 싸게 빌려주면 안 되나”라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주문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