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특검·재판 모두 출석해 혐의 부인, ‘윤’ 제멋대로 행보…둘 다 보석 노리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 낮아

재판부가 법정 촬영을 허가하며 김건희 씨의 출석 모습이 공개됐다. 앞서 9월 18일 김 씨가 대형병원에 진료를 받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가는 장면이 포착돼 이번에도 휠체어에 앉아 입정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김 씨는 걸어서 법정에 들어왔다.
김 씨는 검은 정장 차림에,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4398’이 적힌 배지가 달려있었다. 안경을 쓰고, 커다란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들어왔다. 머리를 묶었는데, 간간이 흰머리도 보였다.
피고인석에 서있던 김 씨는 피고인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절차에서 “직업이 없는 게 맞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무직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첫 재판은 40분 만에 종료됐다.
김건희 씨는 9월 25일 특검에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2024년 총선 공천을 주는 대가로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구매가 기준 1억 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관련한 조사였다.
특검팀은 김 씨에게 그림을 대가로 김 전 검사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 조사는 약 4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

다만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보석을 받으려면 피고인이 혐의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김 씨는 법원에 나와서는 혐의를 부인하고, 특검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판사가 어떻게 보석을 해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김 씨 측은 첫 재판의 모두진술을 통해 특검팀이 기소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에 대해서는 “이미 과거 정권에서 두 차례에 걸쳐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다”며 “주가조작에 공모하지 않았고, 관리한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명 씨가 개인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피고인이 메신저로 몇 차례 받아본 것에 불과하다”며 “캠프를 통해서도 다수의 여론조사가 진행됐고, 굳이 명 씨를 통해 별도의 여론조사를 실시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관계자들로부터 교단 현안 관련 청탁을 받고 고가 목걸이 등 금품을 수수한 혐의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가방을 전달 받은 사실이 없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이 ‘배달사고’가 있다는 식으로 전성배 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게 확인되는데, 그게 사건의 실체가 아닐까 한다”고 설명했다.
9월 25일 특검에 출석해서도 김 씨는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했다고 전해진다. 다만 특검팀이 “그림을 직접 받았다거나 관저로 가져다 놓은 적이 있냐”고 묻자 “관저로 갖다 놓은 적 없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재소환에 나섰다. 9월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평양 무인기 투입 의혹’ 등 외환 의혹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 혐의 관련해 특검이 윤 대통령을 상대로 조사에 나서는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도 윤 전 대통령 측은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변호인단이 불출석사유서를 별도로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구치소 담당자에 구두로 불출석 의사를 전달했다고 했다.
특검의 출석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지만, 내란 재판 외 특검이 추가 기소한 재판에는 출석했다. 9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에 모습을 나타냈다.
윤 전 대통령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남색 정장 차림이었다.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3617’이 적힌 배지가 달려있었다. 머리카락은 하얗게 셌고, 얼굴은 살이 빠진 모습이었다.
이날 재판정에 나온 것도 1차 공판 심리 참석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뒤에 진행될 보석 심문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9월 19일 재판부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신청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보석 심문에서 “주 4회 공판이 진행될 경우 구속 상태라면 반대신문 준비가 어려워 방어권 주장이 어렵다”며 “피고인이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실명 위험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은 심문을 마치기 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10여 분간 불구속 재판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그는 “1.8평 (구치소) 방 안에서 ‘서바이벌(생존)’하는 자체가 힘들었다. 재판에 출석하는 것도 체력적으로 어렵다”며 “집도 법원과 가깝고 하니 보석을 해주시면 아침, 밤늦게 조금씩 운동도 하고 영양도 챙기고 변호인들과 소통하면서 사법절차에 협조를 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특검 측 의견을 종합한 뒤 보석 허가 여부를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 가능성 역시 낮게 보고 있다.
법조인 출신 민주당 관계자는 “체포영장 집행에 경호처를 동원해 막았다. 구속 이후에는 특검과 재판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그러다 체포적부심, 보석 심문 등 본인이 필요할 때는 출석한다. 아직도 제멋대로 행동을 하는데 법원이 어떻게 보석을 허가해 주겠느냐”고 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소환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앞서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구치소 측에서 윤 전 대통령 강제소환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하지만 특혜 제공 시비로 김현우 전 서울구치소장이 교체됐다. 신임 소장이 강제구인 요청에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