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끝내기 패배로 2위 확정…시즌 막판 불안감 남긴 LG

그런데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대이변이 일어났고, LG에게는 기적의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한화는 9회초까지 5-2로 무난히 승리를 거두는 듯 했다. 그런데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9회말 2아웃까지 잘 잡아 놓고 대타로 나온 류효승에게 안타를 허용하더니 또다시 대타 현원회에게 2점 홈런을 맞고 5-4까지 쫓겼다. 프로 데뷔 58타석 만에 터뜨린 첫 홈런이었다. 김서현은 이후 정준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다음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8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은 포수 이율예를 맞이했다. 이율예는 9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김서현의 3구째 151km/h의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9월 2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프로 데뷔 3타석 만에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이율예는 1군 무대 개인 2호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했다.
한화는 이날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남은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1위 탈환이 무산됐고, LG는 NC에 패하고도 매직넘버를 모두 지우면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한화와 SSG전은 비로 인해 경기가 늦게 시작됐다. 이로써 NC전에서 패한 뒤 잠실야구장에 남아 한화와 SSG전 결과를 지켜보던 LG 선수들은 뒤늦게 우승 샴페인을 터트릴 수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한화 SSG전의 경기를 지켜보며 자연스레 2019년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떠올리며 가슴 조렸을 것이다. 당시 SK 와이번스를 이끌던 염경엽 감독은 시즌 막판 두산 베어스에 반 경기 앞선 채 정규시즌을 끝냈다. 그런데 두산이 2019년 10월 1일 잠실야구장에서 NC 다이노스를 맞이해 2-5로 끌려가다 8회말 3점 홈런을 뽑아내 동점을 만들었고, 9회말 1사에서 국해성의 안타와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SK를 2위로 내리고,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SK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염원했던 염 감독으로선 엄청난 좌절을 맛본 순간이었다. 그 해 SK는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을 만나 스윕패를 당했고, 최종 순위는 3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2025년에는 LG에 행운이 따랐다. 한화가 SSG전에서 9회말 2사 후 4점을 헌납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결과는 SSG의 승리였고, LG의 정규시즌 우승이었다.
LG는 올 시즌 한화와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전반기 살짝 부침을 겪으면서 한화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가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1위 탈환에 성공했고, 8월 7일 1위에 오른 후 단 한 번도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 LG는 투타 조화가 흔들렸고, 특히 불펜에서 극심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시즌 중반에 공백기를 가진 불펜 투수들이 모두 돌아왔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마운드를 힘들게 했다. LG는 9월 24일 창원 NC전에서 6회 6실점으로 무너진 불펜 난조 속에 5대 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9명의 투수를 총동원했음에도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게다가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과 7타자 연속 4사구 허용, 6연속 밀어내기 실점이란 굴욕적인 기록까지 만들었다. 불펜의 불안함은 LG가 자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지 못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10월 1일 SSG의 승리로 극적인 우승을 경험한 염경엽 감독은 현장 인터뷰를 통해 “꾸역꾸역 버텼다”는 말로 어려웠던 9월을 돌아봤다. 만약 상승세의 한화와 1위 결정전을 치렀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긴 시즌을 치르며 지치고 힘들어진 선수단을 위해서도 한국시리즈 직행이 절실했는데 마침내 그 간절함이 LG와 염경엽 감독에게 우승을 안겨줬다. 염 감독은 “2023년의 우승을 재현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사흘간 휴식을 취한 후 이천에서 합숙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혼전을 거듭한 순위가 1위부터 4위까지는 결정됐다. LG, 한화, SSG, 삼성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마지막 5위 자리를 놓고 KT와 NC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운명이 갈리게 됐다.
NC(70승 6무 67패·0.5072)는 10월 3일 창원 홈에서 SSG를 만나게 되고, KT(71승 4무 68패·0.5071)도 수원에서 한화를 상대한다. 만약 최종전에서 NC가 이기면 NC가 5위를 차지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를 치르게 된다. 그러나 NC가 무승부를 거두거나 패배하고 동시에 KT가 승리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럴 경우 KT가 더 높은 승률을 기록하게 돼 순위가 바뀐다. 두 팀이 모두 패한다면 NC가 KT에 승률 1모 차로 앞서 5위에 오른다.
NC는 3일 최고의 에이스이자 팀내 최다 승 투수인 라일리 톰슨이 선발 등판한다. KT는 한화 선발로 나올 예정인 류현진을 상대해야 한다. 류현진은 10승을 앞두고 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 정해지는 5위 싸움에 야구 팬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