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흔들린 불펜 안정감 되찾을지, 한화 살아난 타격감 이어갈지 주목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보다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가야 하는 한화가 조금 더 불리한 입장일 수도 있다. LG에 비해 ‘가을야구’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도 부담되는 요인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LG와 한화가 남은 기간 동안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팀을 이끄는 감독의 색깔이 ‘가을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궁금한 포인트다. 일요신문에서는 방송 4사 주요 해설위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LG와 한화의 ‘가을야구’를 짚어봤다.
#포스트시즌 기다리는 LG, 한화의 ‘숙제’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는 한화에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이택근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지금 LG와 한화에게 가장 필요한 건 ‘경기 감각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트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LG와 한화가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은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이다. 휴식을 먼저 취해야 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운동을 하면서 컨디션을 회복하는 선수도 있다. 선수의 몸 상태에 맞는 맞춤 휴식과 훈련법이 얼마나 잘 적용될지가 궁금하다. LG는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반면에 한화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 않다. 그래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선수들 스스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물론 한화가 연습 경기를 통해 그런 모든 걸 커버하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정식 경기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플레이오프를 치르기 전까지 어느 정도로 경기 감각을 회복할지가 중요하다.”
LG와 한화는 정규시즌 최종전 직전에 팀의 문제점을 명확히 드러냈다. LG는 흔들리는 불펜의 부진이 눈에 띄었고, 한화는 후반기에 살아난 타격감을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장성호 KBSN 스포츠 해설위원도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한화가 후반기 들어 좋은 타격감을 보인 상태에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지만 타격은 늘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공격은 흐름을 타기 때문에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이 점을 김경문 감독이 어떻게 보완해서 나올지 궁금하다. LG는 한국시리즈에 가면 4명의 선발이 필요한데 요니 치리노스와 앤더스 톨허스트, 임찬규 외에 또 한 명의 선발을 어떤 선수에게 맡기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LG 불펜이 시즌 후반 접어들면서 많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점이 긴 휴식과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LG는 한화, SSG와 비교했을 때 원투펀치가 강하다는 느낌을 안 준다. 그리고 문보경이 살아나야 타선에 힘을 보탤 수 있다. 그 숙제들을 어느 정도로 보완해서 한국시리즈를 맞이할지가 궁금하다.”
정규시즌과 달리 가을야구와 같은 단기전은 경기 운영에서 차이가 있다. 이대형 SPOTV 해설위원은 한 점, 한 점 쌓는 게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는 감독의 세밀한 작전과 판단 능력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한화가 공격력이 뛰어난 팀이 아니다. 그렇다면 찬스를 잡았을 때 득점을 내기 위한 세밀한 작전이 필요한 터라 그 점을 잘 준비해서 플레이오프에 임해야 할 것이다. 한화는 다른 팀에 비해 선발, 중간, 마무리가 탄탄하기 때문에 3점 정도만 뽑아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그래서 찬스 때 한 점씩이라도 짜내서 득점을 만들어가는 세밀함이 필요하다. 반면에 LG는 공격의 짜임새와 수비가 탄탄한 팀이다. 관건은 선발이 얼마나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서 나오느냐 여부다. 치리노스가 후반에 조금 좋아진 반면에 톨허스트가 흔들렸던 터라 LG는 선발진의 활약에 우승의 향방이 갈릴 수도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키 플레이어의 활약이 중요하다. 좋은 흐름을 잇거나 안 좋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LG와 한화의 키플레이어로 김영우(LG)와 박상원(한화)을 꼽았다.
“LG는 원래 공격과 불펜이 막강했던 팀이었지만 시즌 막판에 부침을 보였다. 흐름이 좋지 않았던 공격과 불펜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데 초점을 맞출 것 같다. LG 불펜에서 김영우에게 거는 기대가 클 텐데 김영우가 시즌 후반처럼 염경엽 감독의 히든카드의 역할을 해줄지, 한국시리즈라는 중압감을 잘 이겨낼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한화는 폰세와 와이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나무랄 데가 없다. 단 중간 투수 박상원이 시즌 후반부에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는데 박상원이 살아나야 한다. 플레이오프에서 박상원이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해줘야 마운드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민철 위원은 플레이오프에서의 문동주 쓰임새가 선발보다는 1차전 또는 2차전에 코디 폰세나 라이언 와이스의 뒤를 잇는 역할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 위원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3승을 먼저 챙기려면 문동주 카드를 어느 타이밍에 활용할지가 아주 중요하다”면서 “김경문 감독이 이 문동주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형 위원은 지난 1일 인천 SSG 랜더스와의 맞대결에서 9회초 5-2로 앞서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9회말 홈런 두 방을 허용하며 5-6 역전패를 당한 상황을 떠올렸다. 김서현이 그 경기로 인해 적잖은 충격을 받았을 텐데 플레이오프에서 김서현이 악몽을 잊고 어느 정도의 활약을 펼칠지가 궁금하다고 말한다.
“단기전은 한두 점 싸움이기 때문에 김서현이 3점 차 이내 승부에서 마운드에 올랐을 때 그 중압감을 잘 극복해내야 한다. 김서현이 SSG전에서의 결과로 다소 어려움은 겪었겠지만 선수 특성상 그런 걸 잘 털어내고 잘 신경 안 쓰는 스타일이라 걱정되지는 않는다. 김경문 감독도 흔들림 없는 김서현의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염경엽, 김경문 감독의 지도 스타일 비교
LG 염경엽 감독은 KBO리그 사상 최초로 선수(현대, 1998년 2000년), 단장(SK, 2018년), 감독(LG, 2023년)으로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력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2023년 LG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통합 우승을 이끌며 29년 우승의 한을 풀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막강한 투수력과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전반기 12연승 질주와 한화 1위 돌풍을 이끌었다. 후반기에 1위 자리를 LG에 내줬지만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은 올해 신설된 ‘감독상’ 후보에 오를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 감독은 통산 1000승이 넘는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함에도 아직까지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이 없다. 그래서 ‘2인자’라는 타이틀이 뒤따른다.
뚜렷한 색깔을 갖고 있는 두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해설위원들의 시각이 궁금했다. 다음은 장성호 해설위원의 설명이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로, 단장으로, 또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지도자다. 반면에 김경문 감독은 큰 경기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두산과 NC 감독으로 4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모두 준우승). 이 대비되는 이력들이 김경문 감독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팬들은 김경문 감독이 플레이오프에서부터 어떤 지도력을 보여줄지 기대와 관심을 갖고 살펴볼 것이다.”
이택근 해설위원은 김경문 감독을 향해 “‘뚝심의 야구’를 보여준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뚝심이 없었다면 마무리 투수로 김서현을 발굴하지 못했을 것”이고 “부침이 많았던 노시환을 계속 4번타자로 기용하면서 성적을 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노시환은 올 시즌 데뷔 첫 144경기 전 경기 출장을 기록했다.
“노시환이 부진했을 때 2군으로 내려보내고 타순을 조정했다면 30홈런 100타점 동시 달성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제구의 위험을 안고 있는 투수를 마무리로 기용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을 마운드에서 성장시켰다. 김경문 감독이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이 위원은 염경엽 감독을 ‘작전의 야구’를 구사하는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순간에서의 결단력과 선수들을 응집시키는 메시지 전달력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대형 해설위원은 염경엽 감독과 김경문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작전 대 작전’이라고 정리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에 많이 관여하는 편이다. 때로는 공 하나하나를 컨트롤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김경문 감독이 작전을 펼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작전 속에 어느 정도는 믿고 맡기는 점이 염경엽 감독과의 차이다. 경기 초반의 번트 상황, 경기 중후반의 한 점이 필요할 때 상대방이 미처 대비하지 못한 변수들로 어떤 작전을 펼칠지 궁금하다. 때로는 그 작전이 독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만약 한화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다면 염경엽 감독과 김경문 감독이 벤치에서 보이는 작전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