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창총장 공백 기간 역대 최장 확실시…공소청·중수청 권한과 역할 놓고 갈등 불가피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문을 닫고 ‘공소청’이 새롭게 출범하는 2026년 추석 연휴 즈음까지 검찰총장 공석이 유지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차일피일 미루다가 임명 타이밍도 놓쳤지만, 이제 와서 검찰 조직에 ‘총장’이라는 구심점을 만들어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검찰총장을 억지로 임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총장 임명을 위해서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필수다. 법무부가 추천위원장을 필두로 추천위원을 구성한 뒤 총장 후보자 천거 공고를 해야 한다. 이후 법무부 장관이 피천거인을 포함해 총장 후보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추천위에 제시하면 추천위가 몇 차례 회의를 통해 3명 안팎의 후보자를 장관에게 추천한다. 장관은 추천 내역 등을 토대로 대통령에게 최종 후보자를 제청하고,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을 임명하는 구조다.
법무부는 심 전 총장이 퇴임한 후부터 언론에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조만간 꾸릴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현재까지 추천위는 구성되지 않고 있다.
역대 최장 검찰총장 공백기는 133일이다. 심우정 전 총장이 사퇴한 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추천위가 구성돼 후보군이 추천되기까지 최소 2~3주가 소요되고,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후 임명까지 포함하면 아무리 빨라도 한 달여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통상 두 달 안팎이 소요되기 때문에 역대 최장 공백 기간 경신은 확실한 상황이다.
검찰총장 공백은 여러 가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 출범 초에는 검찰총장 임명을 위해 여러 후보군을 검토했다. 하지만 ‘급하지 않다’는 판단 속에 차일피일 임명이 미뤄졌고, 그사이 민주당이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9월 말 국회를 통과시키면서 이제는 ‘임명 타이밍을 놓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법무부와 대통령실이 검찰개혁 속도와 방향을 놓고 여당과 입장 차이가 있다는 것이 공공연하게 드러낸 상황에서, 총장을 임명할 경우 검찰 폐지에 반발하는 검찰 구성원들의 ‘구심점’을 만들어주는 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아무리 이번 정권과 가까운 검찰총장이 임명됐다고 하더라도, 검찰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고려하면 검찰청 폐지가 담긴 법안이 통과됐을 때 검찰총장은 사의를 표명했어야 한다”며 “앞으로 ‘직’을 걸고 정부와 여당에 반발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검찰총장이 될 수밖에 없는데 반대할 사람을 왜 임명하려 하겠느냐. 공석으로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내부에서는 ‘눈치 보는’ 지도부 비판

노 직무대행은 “중수청 신설 시 수사기관 난립으로 인한 혼란과 비효율 가중 및 형사사법시스템 구축 비용 과다 등 불필요한 예산 소모의 심각성, 통제받지 않는 권력의 비대화 등을 강조하며 대응해왔다”며 “무엇보다 검찰 구성원들이 느꼈을 당혹감, 허탈감, 억울함과 우려를 떠올리면 면목이 없고 죄송하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사들 사이에서는 ‘부족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실제로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들은 “검찰 조직으로 돌아가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윗선에 전달하며 검찰 폐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검찰 폐지는 시작일 뿐, 구체적인 지점에서 갈등의 여지가 더 많기 때문에 검사들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검찰총장을 오히려 임명할 필요성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년 유예기간에 따라 2026년 10월 이후에는 검찰은 공소청으로 바뀌고 수사기능은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공소청과 중수청 모두 권한과 역할을 놓고 훨씬 더 치열하게 갈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검사들이 중수청 소속을 선택할 경우 검사가 아니라 수사관 신분으로 참여하게 되는데, 처우와 권한 수준이 ‘선택’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라졌던 전건 송치 부활도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건 송치란 경찰이 수사한 사안에 대해서는 모두 검찰에 송치하는 것으로, 문재인 정부 전에는 검찰이 전건 송치를 받았지만 현재는 경찰이 자체적으로 수사 종결권을 가져 불송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공소청 검사가 전건 송치 부활을 통해 경찰과 중수청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평생 검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에, 공소청 검사나 중수청 수사관 커리어가 향후 변호사로 살 10년 이상의 시간 동안 얼마나 돈을 벌 수 있게 해줄 것인지 모두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제 검사들은 최대한 권한을 많이 확보해야 향후 옷을 벗고 나서도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건 송치 부활이나 보완수사권, 보완수사지시권 등을 놓고 치열하게 입장을 내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의 검사장 출신 변호사 역시 “전건 송치 부활만 이뤄져도 대부분의 검사들이 공소청 검사로 가기를 희망할 것”이라며 “중수청이나 경찰 수사에 대해 최종 판단권을 행사할 수 있으면, 변호사로 나왔을 때 몸값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들 검찰총장보다 초대 공소청장 원할 것”

익명의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하마평이 여름까지만 해도 나왔는데, 모두 여권과 가까운 이들이었고 다수가 거절했다고 하더라”며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내년 추석, 검찰이 문을 닫을 때까지 검찰총장은 공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