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이영애 등 ‘시청률 보증 스타’ 연이어 휘청…KBS·MBC는 ‘흥행 가뭄’ 상태
그렇지만 이들 작품 가운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단 한 편도 없다. 이제 막 방송을 시작한 ‘모범택시’ 시즌3로 두 자릿수 시청률 돌파가 유력한 이제훈과 기대치보다 시청률은 낮았어도 연기력이 돋보인 고현정 정도만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성공적인 드라마가 대거 등장해 연기대상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기는커녕 극심한 시청률 저조가 방송사 경영진 사퇴 압박으로 이어지는 상황만 연출되고 말았다.

‘모범택시’ 시즌3 역시 첫 회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이 기대됐지만 9.5%로 첫 성적표를 받았다. 아무래도 전작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시즌2는 전작 ‘법쩐’이 11.1%로 종영하며 두 자릿수 시청률 흐름을 이어준 데 반해 시즌3의 전작 ‘우주메리미’는 9.1%로 종영했다. ‘모범택시’ 시즌3는 2회에서 시청률이 9.0%로 소폭 하락했는데 이는 경쟁작인 다른 토일 드라마의 방영일이 겹친 영향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즌2 역시 2회에서 소폭 하락한 10.3%를 기록한 뒤 3회부터 본격적인 시청률 상승이 시작됐다.
2024년 SBS 연기대상에선 자체 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하며 숱한 화제를 양산한 ‘굿파트너’의 장나라가 독보적인 대상 후보였다. 반면 올해에는 아직 그 정도의 후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 15.4%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보물섬’의 박형식, 자체 최고 시청률은 7.5%에 그쳤지만 엄청난 연기력을 선보인 고현정, 12.0%의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거머쥔 ‘나의 완벽한 비서’의 한지민 등이 후보군이다. 반면 강력한 대상 후보로 예상됐던 남궁민은 기대작이었던 ‘우리영화’가 자체 최고 시청률 4.2%에 그치면서 후보군에서 밀려났다.
이제 이제훈이 등판했다. 방송가에선 12월 중순까지 ‘모범택시’ 시즌3가 ‘보물섬’의 15.4%를 넘어선다면 이제훈의 연기대상 대상 수상이 유력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참고로 2021년에는 이제훈이 ‘모범택시’ 시즌1으로 SBS 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그나마 SBS는 연기대상을 앞두고 여러 후보가 거론되는 잔칫집 분위기지만 MBC와 KBS는 상황이 영 좋지 않다. 연기대상은 주로 미니시리즈에서 나오는데 MBC 금토 드라마는 올 한 해 동안 참혹한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2~3월에 방영된 ‘언더커버 하이스쿨’인데 자체 최고 시청률은 8.3%에 불과하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 5%를 넘긴 드라마도 현재 방송 중인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를 포함해 4편에 그친다. ‘언더커버 하이스쿨’의 서강준, ‘노무사 노무진’의 정경호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가 12월 중에 8.3%를 넘어 선다면 강태오도 유력 후보가 될 수 있다. 현재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6.1%다.

KBS도 만만치 않다. 1월부터 8월까지 방송된 수목 드라마와 8월에 신설된 토일 드라마로 미니시리즈를 편성해 온 KBS는 자체 최고 시청률이 5%를 넘긴 드라마가 ‘트웰브’와 ‘은수 좋은 날’ 단 2편뿐이다. 그나마 ‘트웰브’는 1회 8.1%, 2회 5.9%를 기록한 뒤 시청률이 급락해 2.4%로 종영했고, ‘은수 좋은 날’은 5회에서 딱 한 번 5.1%를 기록한 게 전부다.
결국 1년 동안 KBS 미니시리즈가 시청률 5%를 넘긴 것은 단 3회뿐이다. KBS는 일일연속극과 주말연속극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연기대상 대상은 미니시리즈가 아닌 연속극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자체 최고 시청률 21.9%를 기록한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엄지원이 유력한 후보다.
2024년 KBS 연기대상 대상 수상자는 수목 드라마 ‘개소리’의 고 이순재다. 당시 이순재는 수상소감을 밝히며 “60 먹어도 잘하면 상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사실이었다. ‘개소리’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4.6%로 다소 낮아 보이지만 2024년 KBS 수목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올해에도 8월에 폐지될 때까지 6편의 수목 드라마가 방송됐는데 단 한 편도 시청률이 ‘개소리’의 4.6%를 넘어서지 못했다. 따라서 KBS는 이순재가 연기력은 물론이고 흥행력까지 입증해 대상 수상을 결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개소리’는 고 이순재의 유작이 됐고, KBS는 고인의 별세 소식에 ‘개소리’를 특별 편성했다.
한편 지난 8월부터 야심차게 주말 미니시리즈 전쟁에 가세한 KBS는 단 두 편의 드라마로 무려 107억 원 가까운 손실을 봤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은수 좋은 날’로 88억 8000여만 원, ‘트웰브’로 18억 800여만 원이 ‘마이너스’였다. 그나마 ‘트웰브’는 KBS가 방영권만 구매해 손실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송 중인 ‘마지막 썸머’는 더 심각하다. 첫 회에서 2.7%를 기록한 ‘마지막 썸머’는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가 8회에서 1.6%까지 내려왔다. 그나마 초호화 캐스팅은 아닌 터라 제작비가 많이 투입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도 적자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은 박장범 체제 경영진 책임론으로 비화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1월 10일 성명을 통해 “박장범 체제 경영진이 모두 제작을 결정했다. 이런 결정 능력과 판단력을 가진 이들에게 과연 KBS의 향후 콘텐츠를 결정할 권한을 쥐어줘도 되는지 의문”이라며 박장범 사장과 김우성 부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게 “지금이라도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라고 촉구했다.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