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합작회사 2027년 4월 운영 시작…가성비에서 프리미엄으로 노선 변경

TCL과 소니는 2026년 3월 말까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종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최종 협약이 체결되고 관련 주관 부서 승인을 받은 후, 새로운 합작 회사는 2027년 4월에 운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지컨설팅 대형사업부 총경리 장홍은 “(합작회사 설립이)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이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브랜드 간의 가장 중요한 인수합병 사건”이라면서 “글로벌 TV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점쳤다. 이어 그는 “TCL이 소니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향후 2~3년 내에 세계 정상권 TV 업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1월 21일 TCL 주가는 종가 기준 14.78% 폭등했다. 그만큼 소니 TV 인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크다는 의미다. 한 애널리스트는 “소니 TV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한국과 중국에 밀린 지 오래다. 하지만 상징성이 있고, 초고가 라인에선 아직 영향력이 있다”면서 “저가 이미지가 강한 TCL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소니를 비롯한 일본 전자회사들은 그동안 TV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시장 점유율에서 소니가 간신히 10위에 턱걸이했을 정도다. 하지만 소니의 게임,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TV 사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니의 2025년도 사업 실적은 최근 몇 년 중 가장 우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하기 위해 TV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광둥성 후이저우시에서 1981년 출범한 TCL전자는 낮은 인건비와 제조단가를 앞세워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 기업이다. 2025년 순이익은 22억 위안(4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에 비해 50%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3위권이다.
군지컨설팅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소니 TV 출하 규모는 410만 대로 전년 대비 13.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1.9%에 불과하다. 반면, 출하량 기준 TCL은 2024년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24년 시장 점유율은 13.8%였다. 1위인 삼성전자는 16%였다.
장홍은 “2027년 합작 회사가 설립되면 TCL과 소니의 시장 점유율은 16.7%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의 16.2%를 넘어 세계 1위”라면서 “수십 년간의 글로벌 TV 브랜드 경쟁 구도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장홍은 “새로운 합작 회사는 시장 점유율 20%를 넘기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소비자 전자사업부 총감독 류페이는 “TCL은 가성비 전략으로 점유율과 출하규모를 늘렸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면서 “소니의 고급 이미지를 활용하면 TCL이 빠르게 고급 시장을 개척하고 점유율을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TCL 측은 “소니의 첨단 기술, 브랜드력 및 공급망 등의 운영 관리 능력을 높게 봤다. 여기에 TCL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 글로벌 규모의 장점 등을 융합하면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전 세계 TV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TCL의 소니 TV 인수 소식은 인터넷과 SNS(소셜미디어) 등을 뜨겁게 달궜다. 전자 분야의 유명한 블로거는 “한때 세계 최고였던 소니 TV를 TCL이 샀다는 것은 중국 기술 분야의 쾌거”라면서 “한때 TCL TV가 모조품이나 싸구려 취급 받을 때가 있었지만 이젠 명실상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한국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봇물을 이룬다. 중국 내부에선 TCL이 LG전자를 이미 넘어섰다는 평이 적지 않다. 다만 점유율이나 출하 규모 측면에서 삼성전자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소니 TV를 품으면서 이젠 삼성전자를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자 분야의 유명 블로거는 “TCL에서 만든 TV가 저렴하지만 품질은 떨어진다는 소리는 옛말이다. 중저가 시장을 석권한 후 TCL은 2020년부터 연구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했고,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LG는 말할 것도 없고, 삼성 TV와 겨뤄도 손색이 없다”면서 “소니 TV가 가세하면서 TCL의 글로벌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점쳤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mas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