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활용 적극 추진하지만 회수율 25%…폐차 80% 배터리 사라진 채 접수 실정

시중엔 폐배터리를 개조해 만든 배터리가 불법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 배터리는 정상적으로 만들어진 배터리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원가를 낮추려는 업체들이 이 배터리를 장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주행거리도 더 길다. 베이징에서 소규모 배터리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정품 배터리보다 쌀 뿐 아니라 주행거리도 더 길다. 정품 배터리 주행 거리는 최대 40km에 불과하지만, 개조된 폐배터리는 80km를 달릴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가격이 싸고 주행거리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폐배터리 판매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택배 기사, 배달 라이더가 타는 전기자전거의 절반 이상은 폐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배달용 전기자전거 화재의 원인 역시 폐배터리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하지만 폐배터리 개조, 판매는 엄연히 불법이다. 화재 등 안전사고에도 취약하다. 앞서의 공업정보화부 관계자는 “그 어떤 업체나 개인도 폐배터리를 임의대로 가공, 개조해 파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선전의 한 리튬 배터리 매장은 저렴하고 성능 좋은 배터리를 판매하는 것으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매장 측은 폐배터리의 개조 의혹이 일자 “정식 경로로 온 것이라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디서 배터리를 생산하는지에 대해선 함구해 왔다.
하지만 당국 조사 결과, 매장에서 판매하는 배터리는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나온 폐배터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폐배터리는 불법으로 유출됐고 무자격자에 의해 해체, 개조됐다. 당국 관계자는 “정규 배터리가 갖춰야 할 엄격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당장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전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폐배터리의 단계적 재활용은 국가로부터 검증을 받은 업체와 기관만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은밀히 빼돌려진 폐배터리가 불법 개조된 후, ‘고용량 저비용’을 앞세워 공공연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는 국가 차원의 단계적 재활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터리 회수를 담당하고 있는 공업정보화부 관계자는 “폐차를 위해 접수된 자동차의 80%가 배터리는 철거된 상태다. 무자격 업체들이 폐차를 앞둔 차주나 자동차 회사 측에 접촉, 폐배터리를 수거해 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발표한 ‘동력 배터리 단계적 이용 및 회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00만 톤(t)가량의 폐배터리가 재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폐배터리 발생량을 감안하면 25%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라고 한다. 당국은 최소 1000만t 이상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기술연구센터 수석전문가인 왕펑은 “신에너지 자동차를 폐차할 때 반드시 배터리가 포함돼야 한다. 배터리는 신에너지 자동차의 심장이다. 심장이 없는 차는 정상적으로 폐차를 진행해선 안 된다”면서 “배터리가 없는 차는 결함으로 간주, 폐차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관련 당국은 폐배터리의 물량을 확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리튬 배터리의 공급을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리튬 배터리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덩달아 리튬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자재들도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당국이 폐배터리 정책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리튬 배터리엔 리튬뿐 아니라 코발트, 니켈 등의 자원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대외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형국이다. 수석전문가 왕펑은 “폐배터리의 90%가량을 다시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자원의 순환 이용을 달성하고, 수입 자원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mas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