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전남편에도 접근…검찰 보완 수사 통해 덜미

부부 사이였던 이들은 2018년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C 씨에게 “장애가 있는 자녀를 치료해 줄 수 있는 무속인이 있다”며 접근했다. ‘조말례’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무속인은 C 씨에게 ‘가족과 떨어져 이사해야 한다’, ‘지시를 무시하면 자식들에게 화가 닥친다’며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 씨도 무속인 지시를 따르라며 C 씨를 부추겼다.
조사 결과 조말례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며 실제로는 A 씨가 무속인 행세를 하며 꾸민 자작극이었다.
이 과정에서 A 씨 부부는 C 씨에게 성적인 동영상을 찍게 한 뒤 이를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10억 원 상당의 아파트 지분과 수표 77억 원 등 수표 등 재산을 빼앗은 것으로 전해졌다. 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빚을 지게 된 C 씨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구치소에 수감됐다.
이 사건은 별개의 횡령 사건을 계기로 그 전모가 밝혀졌다.
A 씨 부부는 C 씨의 전남편 D 씨에게도 접근해 같은 수법으로 65억 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D 씨는 2025년 1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를 단순 횡령 사건이 아닌 배후가 있는 가스라이팅 범죄로 보고 보완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피해자·참고인 조사와 계좌 추적, 국세청 등 관계기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A 씨 부부가 사건의 배후에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D 씨는 물론 C 씨와 관련한 범행 전모까지 밝혀낸 검찰은 A·B 씨가 이웃으로부터 6억 2000여만 원을 가로챈 뒤 아동 학대를 교사하는 등 추가 범죄 혐의도 수사 중이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